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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7일 20:31 오석진 기자

"권성동에 1억? 내가 왜" 한학자 통일교 총재, 조사 종료 후 귀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출석한 지 9시간30분여만이다.

한 총재는 이날 오후 7시33분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휠체어를 탄 채 모습을 드러냈다. 한 총재는 "권 의원에게 1억 원 왜 전달했냐"는 질문에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나"라고 답했다.

이어 "김 여사한테도 목걸이와 가방 전달한 적 없으신가"라는 질문에 재차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청탁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했나"라는 질문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한 총재는 "권 의원 구속 결과 보고 출석 일정 정하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48분쯤 특검에 출석했다. 한 총재는 낮 12시34분까지 오전 조사를 한 뒤 점심시간을 갖고 오후 1시30분부터 조사를 이어 나가 오후 4시45분쯤 조사를 마치고 피의자 조서를 열람하기 시작했다. 조서 열람은 약 3시간 뒤인 7시30분쯤 종료됐다. 한 총재는 진술을 거부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한 총재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 8일과 11·15일 3차례 특검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그러자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잡히자 돌연 영장 결과가 나오는 다음날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창구로 김건희 여사에게 8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전달하며 각종 청탁을 시도한 혐의도 있다. 또 같은 해 2~3월 권 의원에게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통일교 측이 권 의원과 김 여사를 상대로 시도했던 각종 청탁은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지원 △유엔 제5본부의 한국 유치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통일교 국제행사에 정부 고위인사 참석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통일교 2023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개입 의혹과 2022년 불법 '쪼개기 후원' 의혹에도 연루됐다. 쪼개기 후원은 통일교 신도들이 20대 대선을 전후해 이른바 '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윤핵관) 등 국민의힘 의원 5명에게 법정 최고 한도까지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했다는 의혹이다. 대상은 권 의원과 윤한홍 의원, 장제원·박성중·권명호 전 의원으로 전해진다.

선거 개입 의혹은 2023년 3월 치러진 당 대표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대거 입당시켰다는 내용이다. 앞서 특검팀은 신도의 당원 가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국민의힘 측 반발로 실패했다. 다만 이날 한 총재가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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