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stock 뉴스속보

www.38.co.kr

2025년 09월 18일 13:53 유엄식 기자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 흔들릴까..신세계-알리 합작법인 닻 올렸다

테무·징둥 등 국내 진출 후발주자도 국내 업체 인수합병 나설 가능성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회사 설립을 승인하면서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미칠 여파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업계 최초로 출범한 한중 합작법인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한 쿠팡과 네이버의 '대항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일단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국내 소비자 정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없단 조건을 내걸었다. 이미 국내 해외직구 시장에서 37%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인 1위 사업자 알리가 5000만명이 넘는 지마켓의 회원 정보까지 확보하면 플랫폼 '네트워크 효과(이용자 수 증가→판매자 유입→이용자 수 더욱 증가)'로 쏠림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반쪽 동맹'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의 핵심 자산은 고객 정보"라며 "이를 통해 재구매를 유도하고, 해당 플랫폼을 계속 사용토록 '록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는데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경우 국내 소비자 정보 관리가 미흡해 제재를 받은게 공정위 시정명령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양사가 통합 시너지를 내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쿠팡이 3422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알리(920만명)와 테무(812만명), 11번가(796만명), G마켓(668만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431만명) 등의 순이다.

알리가 G마켓과 옥션(266만명) MAU를 합산하면 1850만명대로 급증하지만, 양사의 주요 고객층과 주력 상품군이 다르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단 의견도 있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알리는 국내 이커머스보다 이용자가 많지만, 초저가 제품 위주로 팔려 GMV(플랫폼 총거래액)는 상대적으로 적다"며 "지마켓은 개인정보 보호·환불 문제 등으로 중국 이커머스를 기피하는 고객 비중이 높은데 알리와 공동 경영한단 이미지가 굳어지면 기존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순 통합 외에 물류·마케팅 분야에선 시너지가 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국내 제품을 판매하는 K베뉴를 운영 중이지만 국내 플랫폼에 비해 신선식품 경쟁력이 취약하고 배송도 느린 편"이라며 "지마켓이 보유한 대형 물류센터와 신세계그룹이 CJ대한통운에 위탁한 배송 경쟁력을 활용하면 자금력이 탄탄한 알리가 국내 시장에서도 점차 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그룹은 합작법인 운영을 통해 지마켓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글로벌 빅데이터를 활용해 상품기획을 다변화하고,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단 판단에서다. 지마켓과 옥션에서 활동 중인 60만명의 셀러 상품을 알리바바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과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역직구 판매하는 시장도 커질 수 있단 시각도 있다. 현재 지마켓의 역직구 매출 규모는 전체 1~2%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공정위 합작법인 승인 직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우수한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며 "G마켓 셀러들이 해외에 판매할 상품은 약 2000만개로 첫 진출 지역은 싱가포르·베트남 등 동남아 5개국이며 이어 유럽과 남미, 미국 등 알리바바가 진출한 200여개 국가로 판로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신세계그룹은 합작법인 공식 출범을 위한 조직 구성과 이사회 개최, 사업계획 수립 등 후속 작업에 돌입했다.

한편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테무·징둥닷컴 등 중국 대형 유통사들이 국내 이커머스를 인수하거나 합작법인 형태로 추가 진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한중 합작법인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그동안 규제와 불안정성으로 국내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영업망을 확충하지 않았던 테무·진둥 등 중국 대형 유통사들이 국내 이커머스 기업과 M&A(인수합병), 합작법인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키워드림론 최대 4배 주식자금 & 고금리 대환상품 한도 오픈! (1644-6960)

[무료운세] 믿어야 돼 말아야 돼? 종목매수전에 믿고보는 "오늘의 운세"

[파워 인터뷰]

프린트하기 닫기

www.38.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