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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8일 14:07 오석진|조준영 기자|기자

김건희특검, 한학자 총재 구속영장 청구…국힘 당사 3번째 압색 시도

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의혹 관련 "말맞추기 정황" 포착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 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원주 전 비서실장도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상진 특검보는 18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한학자 총재 및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영장에 기재된 죄명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이라고 밝혔다.

한 총재는 전날 특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 한 총재는 조사를 마친 뒤 출석 9시간30분여만에 귀가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전날 50쪽 분량의 질문지 등에 적힌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외에도 청탁금지법 위반·증거인멸교사·업무상 횡령 등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비서실장은 해당 혐의들과 관련해 상당 부분 한 총재와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창구로 김건희 여사에게 8000만원 상당의 명품을 전달하며 각종 청탁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2~3월 권 의원에게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통일교 측이 권 의원과 김 여사를 상대로 시도했던 각종 청탁은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지원 △유엔 제5본부의 한국 유치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통일교 국제행사에 정부 고위인사 참석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통일교 2023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개입 의혹과 2022년 불법 '쪼개기 후원' 의혹에도 연루됐다. 쪼개기 후원은 통일교 신도들이 20대 대선을 전후해 이른바 '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윤핵관) 등 국민의힘 의원 5명에게 법정 최고 한도까지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했다는 의혹이다. 대상은 권 의원과 윤한홍 의원, 장제원·박성중·권명호 전 의원으로 전해진다.

선거 개입 의혹은 2023년 3월 치러진 당 대표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대거 입당시켰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는 한 총재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으로 일단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정당법 위반 혐의가 적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 대해 세 번째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 중이다. 이번 영장은 임의제출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차원으로, 물리적 대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서버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한 민간업체도 함께 압수수색하고 있다. 특검팀은 통일교 신도의 당원 가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국민의힘 측 반발로 실패했다.

특검팀은 또 이날 오후 2시부터 권 의원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16일 구속된 후 첫 번째 조사다. 특검팀은 권 의원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정치자금법 혐의를 포함해 통일교 측과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을 캐물을 예정이다.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말맞추기 정황 포착

박 특검보는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사건과 관련해 용역업체 실무자들에 대한 특검의 참고인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대형 로펌이 실무자들의 변호인으로 선임되지 않았으면서도 이들을 로펌 사무실로 불러 모으고, 주요 피의자인 용역업체 임원을 배석시킨 채 진술 연습을 시킨 정황이 확인됐다"며 "특검에 대해 중대한 증거인멸 또는 수사 방해 행위로 보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피의자인 용역업체 임원들이 선임한 대형 로펌 측이 업체의 일반 직원들까지 불러 진술을 연습시키는 점에 대해 특검은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는 특검 수사 대상이다.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은 국토교통부가 2023년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종점 노선을 양서면 종점에서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해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사업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변경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국토부 소속 김모 서기관은 전날 구속됐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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