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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9일 18:05 유엄식 기자

홈플러스 새주인 찾았나...김병주 MBK 회장 "유력한 협상자와 협상"

업계에선 여전히 인수 후보군 의문...막판 "깜짝 카드" 가능성도

기업회생을 위해 인가 전 M&A(인수합병)를 추진 중인 홈플러스가 새로운 인수자 후보군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쿠팡, 농협, GS 등 대부분의 업체가 공식 부인한 가운데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처음으로 '협상자가 있다'는 언급하면서다.

19일 관련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면담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회장은) 현재 유력한 협상자와 협상하고 있는데, 올해 11월 10일까지 끝내기로 했다고 한다"며 "다만 매수 협상은 당사자들끼리 해결할 문제로, (국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또 "적어도 (현재 폐점 작업이 진행 중인) 15개 점포와 나머지 또다른 점포에 대해 '매수자가 결정될 때까지 폐점은 하지 않는다'고 김 회장이 말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당초 68개 임대 점포 중 임대료 협상이 결렬된 15개 점포를 연내 폐점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16일 경기 수원 원천·대구 동촌·부산 장림·울산 북구·인천 계산 등 5개 점포를 폐점하고, 서울 시흥·가양, 경기 일산·안산고잔·화성동탄, 충남 천안신방, 대전 문화, 전북 전주완산, 부산 감만, 울산 남구 등 10개 점포는 12월 중 문을 닫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김 회장이 11월 10일 이전에 인수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단 입장을 밝히면서, 점포 추가 폐점 문제는 김 회장이 언급한 '새로운 인수자'의 몫으로 남게 됐다.

김 회장은 이번 면담에서 인수 후보 업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관련 업태나 회사 이름 등 구체적인 정보는 회담에서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M&A 성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회사 내부에선 기업회생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15개 점포 폐점 작업을 중단한 것보다도 김 회장이 새로운 인수자의 존재를 알린 게 회사 운영 측면에선 더 중요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발언에도 업계에선 여전히 홈플러스 MA&가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의 직원 수가 2만명으로 다른 업종과 비교해 워낙 많은 데다, 대형마트 업황이 침체하고 관련 규제도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인수 금액 자체보단 새로운 인수자가 운영을 위한 신규 투자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느냐가 실질적인 기업회생의 관건이란 분석도 많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이번 발언이 정부와 정치권의 압력이 가중된 상황을 일시적으로 회피하려는 '면피성' 발언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구체적인 매각 데드라인을 제시하고 "협상 중"이란 표현을 쓴 점에서 막판 '깜짝 카드'로 새로운 인수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단 의견도 있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선 만약 홈플러스의 새로운 인수자가 나온다면 국내 유통 대기업이 아닌 중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이나 부동산 개발 업체, 사모펀드 등이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일각에선 홈플러스가 청산 결정이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 주도의 '빅딜'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이하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노동자를 만난 자리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량한 인수자를 찾아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촉발한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 MBK에 대한 책임론도 여전하다. 앞서 검찰은 미국 국적인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해 출국 정지 절차를 밟았고, 김광일 MBK 부회장,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출국 금지를 결정했다. 검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자료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로 홈플러스 회생 절차 개시 과정 전반에 불법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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