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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24일 15:08 김근희 기자

무디스, 한투증권 신용등급 한단계 강등 "기업금융 ·모험자본 투자가 부정적 영향"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Baa3로 한 단계 강등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기업신용등급(issuer rating) 및 장기 외화표시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낮췄다.

이외에 △단기 외화표시 기업신용등급(Prime-2→Prime-3) △기타 단기 외화표시 신용등급((P)P-2→(P)P-3) △장기 외화표시 선순위 무담보 중기채(MTN) 프로그램의 신용등급((P)Baa2→(P)Baa3)도 내렸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이 상대적으로 고위험-고수익 모델로 점진적으로 전환하고 있고, 자금조달 구조가 약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 무디스는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의 독자 신용도도 Ba1에서 Ba2로 낮췄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위험 선호도가 동종 업계 경쟁사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위험 선호 비율은 24.5%로 국내 경쟁사 평균(20%)을 상회했다. 무디스는 정부의 벤처캐피탈 투자 활성화 정책 등에 따라 이러한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자기자본의 174%에 달하는 18조원이다. 여기에 이달 말 모기업인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9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다.

무디스 측은 "발행어음은 만기가 1년 미만이지만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 장기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에 투자될 것"이라며 "이에 발행어음 증가는 한국투자증권의 자산-부채 만기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2~18개월간 한국투자증권의 자금조달비율(장기자본 사용 대비 장기자본 비율)이 소폭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도 상향 조건으로 △장기 자금 조달을 통한 구조 개선 △위험 선호 비율 20% 수준 근접 △레버리지 비율 6배 미만 유지 등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무디스가 발표한 신용등급 조정은 최근 업황과 사업구조 변화를 반영한 결정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 조정에도 불구하고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른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인 S&P와 일본 JCR은 당사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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