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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24일 15:54 김근희 기자

한국 주식시장 할인율 신흥국 보다 높아…코리아 프리미엄 걸림돌

"한국 주식시장의 평균 할인율은 11.5%로,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입니다. 높은 할인율이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투자를 기피할 것이고, 결국 또 시장의 할인율과 기업의 자본 비용이 상승하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열린 KCMI 이슈브리핑에서 이상호 연구위원과 공동 작성한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비교와 코리아 프리미엄 과제'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할인율은 기업 수익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실적이 똑같은 두 기업이라도 시장이 각 기업의 위험성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할인율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주가가 달라진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주가는 낮게 책정된다.

김 연구위원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9개국의 주요 지수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한국의 평균 할인율은 11.5%를 기록했다. 이는 선진국 평균(8.9%)과 신흥국평균(10.9%) 보다 높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선 후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율은 지난 23일 기준 9.7%로 올 들어 2.2%포인트 낮아졌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다"며 "이는 지속적인 저성과의 핵심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한국 주식시장은 그동안 투자자들이 원하는 요구 수익률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가 보유한 주식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수익을 합산한 비율인 총주주수익률은 7.3%를 기록했다. 이는 선진국(8.4%)과 신흥국(13.6%)보다 낮은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은 연평균 11.5%였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원하는 요구수익률은 높은 수준이지만, 총 주주수익률은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기간에 상관없이 충족하지 못하는 정도가 강하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높은 할인율의 원인으로 △낮은 자본효율성과 수익성 △낮은 배당과 주주환원 △제도적 신뢰 기반의 취약성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자 행태 등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 주주환원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했는지, 배당성향, 들로벌 기업 대비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따졌을 때 한국은 다른 국가 대비 이러한 지표들이 낮았다"며 "높은 거래 회전율과 투자자들의 단기투자 성향도 한국의 고할인율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투자자 요구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대응과 자본비용 자체를 낮추기 위한 제도적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은 그동안 미흡했던 주주 환원, 주주 가치 중심 경영을 내재화하고,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나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도 지금 같이 단기적인 성과를 얻는데 머물지 않고 건설적으로 기업에 관여해 가치 창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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