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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美 함정 건조 길 열리나…철강·배터리는 ‘관망’ [경주 AP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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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고율 관세는 그대로…배터리는 미중 회담 주목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조선 협력을 재차 강조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미국 선박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선박 건조는 필수적인 일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한국과 미국이 함께 일하고 있다”며 “우리는 선박 건조를 시작할 것이고, 짧은 기간 안에 최고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지난해 말 한화그룹이 1억 달러를 투입해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로, 한국 조선소의 미국 시장 진입을 상징하는 첫 사례로 꼽힌다. 국내 조선업계는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에서 지렛대 역할을 했던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계기로 미국 진출을 적극 모색해 왔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에 7조 원을 투자해 연간 선박 건조 능력을 1~1.5척에서 20척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해 차세대 군수지원함 공동 건조와 현지 조선소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비거 마린 그룹과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에 대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다만 미국에는 상선과 군함 건조를 자국 기업에만 허용하는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 등 제약이 여전하다. 외국 조선소의 선박 건조 길을 열어주는 ‘선박법’ 등은 아직 미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의지대로 국내 조선소가 미국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선 대통령 행정명령 등의 형태로 규제를 우회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50%의 고율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업계는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 완화를 기대했지만 논의되지 않았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관세 회피를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완공 목표 시점인 2029년 전까지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계는 셈법이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셀 업체는 이미 미국에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이어서 관세 리스크가 크지 않다. 오히려 30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 중인데, 관세가 완화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안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규정들이 있기 때문에 현지 생산 이점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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