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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車 관세 25% 족쇄 지속…매듭 못 푼 ‘한미 정상회담’ [경주 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관세 완화 논의는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조선 협력 강화 메시지가 부각되며 업계 기대감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관세와 통상 문제를 포함한 경제 현안을 논의했으나 자동차 관세 완화에 합의하지 못했다. 당분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가 유지되며 완성차 업계의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한미 간 25%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이후 행정명령 절차와 실무 협의가 지연되면서 발효가 무산된 상태다. 반면 일본은 15%, 유럽은 15%로 이미 인하가 확정돼 한국 업체들의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6% 줄어든 2조4848억 원, 기아는 23.5% 감소한 2조2042억 원으로 추산했다. 3분기 관세 손실 규모는 2분기(1조6142억 원)보다 51.8% 늘어난 2조4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5% 관세가 지속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부담해야 할 연간 관세 비용은 8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일본 도요타(6조2000억 원), 미국 제너럴모터스(GM·7조 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내 관세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5월 8일 합의 후 6월 30일 발효까지 53일, 일본은 7월 22일 합의 후 9월 16일 발효까지 56일이 걸렸다. 평균 55일의 시차를 고려하면 한국의 관세 협정 체결 데드라인은 10월 말이다. 연내 관세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간 관세 격차가 4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한국산 자동차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현지 생산 확대와 협상 타이밍 조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력 강조하며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선박 건조는 필수적인 일로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비롯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일하고 있다”며 “짧은 기간 안에 최고로 올라설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해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필리조선소(옛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언급한 것으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추진을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미국 내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 등 자국 기업 우대 법안이 여전히 존재해 외국 조선소 진입 장벽은 높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행정명령을 통한 규제 완화로 이어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업계는 50% 관세 완화 기대가 무산되며 실망감이 크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2029년 완공 전까지는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반면 배터리 업계는 셈법이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주요 셀 업체는 이미 미국 내 공장을 가동 중이어서 관세 리스크가 낮다. 업계는 오히려 30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를 완화할 경우 현지 시장 내 가격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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