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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06일 18:48 김소영 기자

부모끼리 합의했는데 혼외자가 "양육비 내놔"…변호사 판단은

성인이 된 혼외자가 유부남인 아버지에게 과거에 받지 못한 양육비를 청구하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6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혼외자로 태어난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20여년 전 어머니는 회사에서 아버지를 처음 만났고 유부남인 걸 알면서도 깊이 빠졌다더라. 2001년 1월 어머니는 저를 낳으셨고 그해 5월 아버지와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털어놨다.

합의서에는 '아버지가 어머니와 헤어지는 조건으로 2004년까지 양육비 3000만원을 지급하고 그 이후엔 더 이상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 '아버지는 A씨를 만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 부친이 돈을 주지 않아 결국 모친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A씨는 "재판 중 조정이 이뤄졌는데 '양육자는 어머니로 하고 아버지는 양육비 포함 일체 부담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A씨는 "그때부터 어머니는 혼자 저를 키우셨다"며 "아버지 존재를 알게 된 이상 이대로 살 순 없다. 최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버지와 친자 관계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법적 조정이 있었더라도 성인이 된 제가 직접 과거에 받지 못한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나"라고 조언을 구했다.

김나희 변호사는 "가능하다. 대법원은 미성년 혼외자의 양육친인 생모가 비양육친인 생부에 대해 양육비 의사를 표기했다 하더라도 혼외자가 성년이 돼 미성년자 기간 과거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은 양육비 포기 합의는 부모 사이의 문제일 뿐, 자녀의 고유한 권리를 없앨 수는 없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다만 예외도 있다. 자녀가 이미 부모 일방으로부터 부모 쌍방의 생활 수준에 상응할 정도로 충분한 부양을 받아 다른 부모의 부양이 사실상 필요하지 않았다면 과거 부양료 청구가 제한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파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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