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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1일 13:21 이정혁 기자

정부, 구글에 지도 국외 반출 서류 보완 요구...내년 2월로 결정 또 미뤄

정부가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반출을 신청한 구글에 대해 서류 보완을 요구하면서 최종 결정을 또 다시 미뤘다.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반출 결정을 내릴 경우 국익은 물론 국가 안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11일 국방부, 국정원, 외교부, 통일부, 과기부, 행안부, 산업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구글 지도 관련 국외반출 협의체'를 열고 구글에 대해 내년 2월5일까지 보완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서류 제출 기간 동안 심의는 보류되는 만큼 반출 여부에 대한 판단도 그 전에 내릴 수 없다.

협의체는 "구글이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영상 보안처리, 좌표표시 제한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해당 내용을 담은 보완 신청서를 추가로 제출하지 않았다"며 "구글의 대외적 의사표명과 신청서류 간 불일치로 인해 정확한 심의가 어려워 해당 내용에 대한 명확한 확인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2월 국토부에 1대 5000 축척 지도의 해외 반출을 요청했으나 협의체는 정부는 지난 5월과 8월에 잇달아 결정을 유보하고 처리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정부는 구글이 내년 2월까지 보완 신청서를 추가 제출하면 협의체를 또 열고 심의할 계획이다.

국토부 안팎에서는 구글이 국내에 데이터 센터를 설치하지 않는 이상 반출 승인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별도 보고서를 통해 국내 데이터 센터 구축은 물론 협의체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국토교통부가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구글로부터 2007년과 2016년에도 같은 요청을 받았으나 안보 우려를 이유로 거부했다.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원과 국방부는 유튜브 북한 관련 콘텐츠 삭제 등을 요구했으나 구글 측이 이를 거부해 반출이 무산됐다.

해당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한미 팩트시트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먼저 구글에 지도를 넘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글 관련 팀도 국감 이후로 재정비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최종 반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파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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