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은 맞고 검찰은 틀리다?…"수사검사 특검 재판 참여"에 법조계 비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파견됐던 수사 검사들이 원대 복귀하더라도 특검이 기소한 재판에는 직접 참석하게 됐다.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특검팀의 수사 검사 일일파견명령 요청을 받아들여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에 파견돼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가 검찰로 복귀해도 이들이 특검팀에서 수사했던 사안의 공판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기소 분리' 기조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실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월 취임 후 1호 지시로 타청 소속 검사의 직무대리 발령을 통한 공소 관여의 적정성 등에 관한 신속한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효율적 공소유지를 위해 (직무대리 발령 후 공판참여가) 운영된 측면이 있으나 수사 검사가 공판에 관여하므로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긴 하지만 법무부가 특검 사건에 예외를 둔 셈"이라며 "이중 잣대에 대해선 일관성 없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처럼 중요한 사건은 예외, 일반 사건은 (수사검사의 공판 참여를) 금지한다는 이분법은 원칙의 혼란만 불러올 수 있다"며 "이번 조치는 수사-기소 분리 정책이 지닌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기소 분리를 표방하면서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법무부가 수사 검사들의 공판참여가 효율적이라고 자인한 꼴"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무상 수사-기소 분리가 정말 가능했더라면 특검 재판에서도 제3의 검사들이 공판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특검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특검팀이 이미 재판에 넘긴 사안들이 방대하고 다른 수사들도 한창 진행 중인 만큼 공소유지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 역시 특검법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특검에서 요청한 사안에 대해 협조 차원에서 한 것이고 현행 특검법상 파견에 관련된 요청은 반드시 협조하도록 돼 있다"며 "파견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특검에서도 징계 요청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 전원은 지난 9월30일 수사-기소 분리 기조와 모순되게 특검에서만 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된 업무를 하기 혼란스럽다고 주장하며 원대 복귀를 요청한 바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안을 수사했던 한문혁 부장검사와 남부지검에서 건진법사 관련 수사를 이어왔던 김효진 부부장검사가 가장 먼저 복귀했다. 이 밖에 채희만·남철우·인훈 부장검사 등도 현재 원대 복귀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