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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부채 한전, 재무구조 개선 속도…전기요금 오르나
한국전력공사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으로 매출이 늘었고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던 연료비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한전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확충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한전의 재무 개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3일 한전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조651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4% 늘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늘어난 27조5724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한전은 2023년 3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연료비 안정세와 요금 인상 효과가 겹치면서 구조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누적적자도 점차 해소되는 중이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2021~2023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연료 수입 단가가 급등했지만 요금은 묶여 있어 적자가 쌓였다. 이기간 한전의 누적 영업적자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47조8000억원에 달했는데 현재는 39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실적 개선세는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한전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전국에 '에너지고속도로'로 불리는 대규모 전력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채가 200조원에 달하고 하루 이자비용만 120억원에 이르는 한전의 재무구조로는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한 이유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전남의 해상풍력 단지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착공에 들어가는 해"라며 "모두 전력망 투자 없이는 가동이 불가능한 프로젝트들로 전력망 투자를 전담하는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기요금은 한전이 정부에 변경 신청을 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9.7% 인상한 이후 현재까지 1년째 동결 상태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도 전력수요를 키우며 실적 개선의 새로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AI 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요금 현실화 가능성도 커진다.
원전 분야도 호재로 꼽힌다.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원전 협력이 강화되면서, 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미국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와 대형 신규 원전 건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웨스팅하우스와의 조인트벤처 설립도 논의 중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한수원과 한전원자력연료 등의 사업 범위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40년 만의 원전 슈퍼 사이클 부활에 따른 원전 건설 본격화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수혜 가능성 등으로 향후 한전의 실적 개선과 원전 가치의 구조적 재평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한전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13조9647억원이다. 내년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16조4294억원, 2027년은 8% 증가한 17조7322억원으로 예상된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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