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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받아 계엄 가담자 색출? "기본권·영장주의 침해않도록 신중해야"
공무원들로부터 휴대폰을 제출받아 12·3 비상계엄에 협조한 이들을 색출한다는 정부 계획에 법조계에서는 기본권·영장주의 침해 등 위헌 위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 헌법존중 TF는 49개 중앙행정기관을 상대로 12·3 비상계엄 전후(6개월 전~4개월 후) 행위 점검을 예고했다. 특히 군·검찰·경찰·기재부·법무부 등 12개 기관을 집중 점검 대상으로 적시했다. 다음달 12일까지 기관별 조사 대상 행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무원은 내년 2월13일까지 인사 조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특히 공용 업무용 PC·서류 자료 열람과 개인 휴대폰에 대한 자발적 제출을 유도해 대화 등 디지털 자료를 확인한다는 방침이 발표되자 일부에서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동의 없이는 어떤 경우에도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협조하지 않는 경우 해당 공무원을 대기발령하거나 직위해제한 후 수사 의뢰까지 고려한다고 해 사실상 강제 제출 논란이 불거졌다.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인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장도 없이 개인 휴대폰을 제출받아 들여다보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을 강제로 침범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법원 영장 없이 휴대폰을 사실상 강제로 압수하고, 법적 근거 없이 포렌식해 사용 내용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은 불법사찰이자 인권유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비판도 높다.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고 규정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한다. 또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법령도 개인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고 있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수색 시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수도권 지방법원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압수수색 영장 없이 휴대폰 제출을 강요하는 것은 영장주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공직자의 직무 수행 공정성과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비상계엄에 적극 협조한 사람이 계속 공직에 남아 있다면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비상계엄 당시 고위직 공무원들이 어떤 처신을 했고 적절한 정책적 판단을 내렸는지에 한정해 스스로 휴대폰 내용을 제출하도록 하고 사생활적인 부분은 보지 않겠다는 점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이런 조치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다만 들여다볼 수 있는 범위를 엄격히 한정하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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