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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9일 17:14 성시호 기자

"블록체인은 국경 없다…규제 때문에 자본 유출"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과중한 규제로 국내 가상자산에서 자본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규제 수위를 글로벌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업비트 디지털자산 정책 콘퍼런스(D-CON·디콘) 2025' 특별대담에서 "가상자산거래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규제차익"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송금을 통해 규제가 덜한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는 한국인 고객이 증가 추세지만, 외국인·법인 고객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가 어렵다는 것.

김 부회장은 "한국 거래소에서 발생한 거래 수수료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만, 소위 '글로벌 거래소'라고 하는 무국적 거래소는 이 같은 세금도 없다"며 "경제적으로 이런 방향이 옳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블록체인의 기본적 특성은 국경이 없다는 것"이라며 "전통 금융의 관점에서 비트코인은 바퀴벌레처럼 이상하고 가까이 하기 싫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없애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막으면 자꾸 안 보이는 곳으로 도망가는 속성을 인식하는 게 첫 번째"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초기와 비슷한 때다. 공항·항만 봉쇄로 전염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은 틀린 생각이었다"며 "최근엔 안전한 관리와 생활을 고민하고 있지 않나.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업계의 현 상황과 비슷하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과도한 후견주의에 대한 반감이다. 이들은 한국 거래소가 투자의 자유를 억제해서 새로운 기회를 해외에서 찾는다고 말한다"며 "거래소는 규제의 도가니라고 생각한다. 정책이 현실에 잘 녹아들어가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은 네이버·구글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게 아니라 부모님께 등짝 맞을 용도를 계기로 집집마다 보급됐고, 위대한 기업들은 이를 자양분 삼아 탄생했다"며 "회색지대의 시간은 필요하다. 한국은 외환위기의 트라우마가 있지만, 아기가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나쁜 길을 갈까 걱정하기보단 아기를 낳고 나서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훨씬 더 좋은 방향"이라고 했다.

정부의 법안 제출이 임박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선 성장속도를 언급하며 "두나무도 남미 스테이블코인 교환 서비스에 투자하려고 알아봤지만, 밸류에이션이 주 단위로 높아져 아직까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제도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담에 함께 자리한 여야 의원들은 제도 정비 필요성을 거론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외국인·법인 투자 제한과 '1거래소 1은행제' 등 아직까지도 개선이 안 된 불필요 규제가 너무 많다"며 "한국은 반도체 산업이 잘 나가니 다른 산업 육성에 소홀해지는 '반도체 착시'를 겪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의 디지털 생태계는 간편결제 수요가 커 스테이블코인 정착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유리한 시장상황을 활용해 제도에 보다 적극적·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디콘은 두나무가 2023년부터 매년 개최한 디지털자산 콘퍼런스다. 올해는 '넥스트 대한민국, K-디지털자산'을 주제로 여야 정치인과 디지털자산 전문가들이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주요국은 자국의 디지털자산 산업을 육성해 미래 금융의 패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미래 한국을 이끌어 가기 위해 디지털자산 산업을 어떻게 활용할지 깊이 고민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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