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stock 뉴스속보

www.38.co.kr

2025년 11월 20일 10:21 경기=노진균 기자

"AI로 이웃을 다시 연결"…로글, 다문화 시대의 "게토화" 해법 제시

"외국인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멀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 하나, 서로 연결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예지 로글(logl) 대표는 20일 한국 사회에서 커지고 있는 '게토화'(Ghettoization) 문제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2024년 기준 국내 체류외국인은 265만명으로 10년간 47.4% 증가했고 전체 인구 대비 5%를 넘어섰다. 도시 곳곳에서 외국인은 많이 보이지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지내는 경우는 그만큼 흔하지 않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가 커 서로 섞이지 못하고, 결국 같은 국적끼리만 모여 사는 '게토화'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기술기반 소셜벤처 로글은 이 문제를 AI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실시간 번역과 지역 기반 서비스를 결합해 같은 동네에 사는 현지 주민과 체류외국인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하이퍼글로컬 커뮤니티 플랫폼 'logl'을 출시할 예정이다.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는 "교류할 기회만 제대로 주어져도, 외국인과 현지 주민은 생각보다 빨리 가까워진다. 문제는 그 기회를 만드는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로글은 다양한 언어·문화 배경을 가진 사용자들이 서로 '끊김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국어 AI 처리 및 매칭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 특허도 2건 확보했다.

입증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금천청년꿈터, 마이크로소프트 지원으로 완성도 높였다

아직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이지만 이미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술보증기금의 벤처캠프, 마이크로소프트의 런처 프로그램에 연이어 선정되는 등 초기 스타트업으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외국인 유학생·근로자·이주민 비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베타 서비스 공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후 아시아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

로글은 창업 초기 금천청년꿈터의 지원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다졌다. 이 대표는 "많은 초기 창업 공간이 공동 사무실 형태라 집중이 어렵지만, 금천청년꿈터는 팀마다 독립 사무공간을 제공해 서비스 기획·개발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운영팀의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맞춤형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지식재산권 구축, 시제품 고도화, IR·마케팅 등 스타트업에 실제로 필요한 영역을 '필요한 시점'에 지원해 사업 완성도를 높였다.

로글은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가장 잘 연결하는 기업을 목표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 대표는 "많은 SNS가 '사람을 연결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용자들을 더 고립시키고, AI 기술 역시 사람을 대체하거나 사람 간 소통의 단절을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만드는 기술과 서비스는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에게 더 가깝게 이어주는 것, 그 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린트하기 닫기

www.38.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