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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6일 11:31 김선아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 대표 "지속적 실패가 성공으로…VC, 어려울 때 투자해야"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GSK·릴리 등과 올해 총 8조 육박 빅딜 성사
"지속적으로 실패한 것이 성공으로 연결…어려울 때 투자하는 게 진정한 벤처캐피탈"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어려운 시기에도 벤처캐피탈(VC)의 활발한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사례처럼 국내 바이오텍의 끊임없는 혁신 도전과 실패가 성공으로 연결되려면 기업 내부는 물론 생태계에서도 선순환이 필요하단 시각에서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 종로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회 MT바이오포럼'에서 첫 번째 강연을 맡아 '한국 바이오텍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한국의 바이오텍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선순환의 3가지 핵심 요소로 △혁신적인 사이언스 △사람 △비즈니스 전략을 꼽았다.

그러면서 에이비엘바이오의 연구개발(R&D) 이노베이션 전략과 직원, 회사가 함께 성장하겠다는 미션을 올해 성사된 2건의 '빅딜' 사례와 연결해 소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와 각각 약 4조원대, 3조원대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술은 결국 시장으로 연결된다"며 "글로벌에서 집중적으로 1세대에서 실패한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확인하고, 좀 더 좋은 기술과 플랫폼을 개발한다면 좋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비엘바이오가 1년에 논문을 4~5편 정도 내고 연구원들을 해외로 보내 10~15편의 학회 포스터 발표를 하는 이유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학회와 논문을 통해서 정보를 받아 직간접적으로 연락을 주는 사례가 매우 많기 때문"이라며 "GSK나 일라이릴리 팀도 저희가 사노피와 공동으로 연구했던 논문을 보고 많은 질문을 하고 논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 바이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신약개발 섹터에서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나 위탁개발생산(CDMO)에서와 같이 글로벌 기업이 꾸준히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투자 위축 등으로 성장을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단 점도 짚었다.

그는 "신약개발은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꾸준히 자본 투자가 이뤄지며 지속적으로 실패해야 성공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잘될 때 투자하는 것처럼 쉬운 게 없고 어려울 때 투자하는 게 진정한 벤처캐피탈(VC)인데 한국 바이오에는 그런 게 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과감한 자금조달과 포트폴리오 확장 등으로 한 번 더 도약하겠단 포부도 밝혔다. 특히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는 미국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임상 2상을 직접 수행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모델이 성공할 경우 에이비엘바이오는 국내 최초로 빅파마 지분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쓸 전망이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다른 형태로 또 한 번 성장하기를 원한다"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바이오에서 신약개발 섹터에서도 글로벌 회사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롤모델을 만드는 게 에이비엘바이오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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