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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6일 19:39 정심교 기자

"뼈 부서지는 듯" 통풍환자 괴롭힌 주범, "이것" 즐겨마시면 사라져

과거에 '부자병'으로 통했던 통풍은 출산의 고통에 버금갈 정도로 통증이 극심하다. 이런 통풍을 예방하는 데 '커피'가 도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김지명 교수팀이 2024년까지 발표된 관련 국제 연구 가운데 신뢰도가 높은 관찰연구(코호트·단면조사) 20여 편을 추려, 수십만 명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커피·차 섭취와 고요산혈증·통풍: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는 영양 분야 영문 학술지인 '영양 연구와 실천'(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실렸다.

이번 분석 연구에서 주목되는 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그룹에서 통풍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는 패턴이 여러 국가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는 점이다. 미국·일본·싱가포르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고섭취)그룹은 적게 마시는(저섭취) 그룹보다 통풍 발병률이 낮았다.

통풍은 혈액 속 요산(尿酸, 퓨린의 마지막 대사물)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관절에 요산 결정이 침착해 생기는 대표적 염증성 관절질환이다. 흔히 '부자병', '문명병', '제왕병'이란 별칭으로 불리는데, 과거 기름진 음식, 육류를 많이 먹거나 술을 많이 접하는 상류층에서 통풍이 흔히 발생해서다.

통풍은 발병하면 엄지발가락 관절이 새빨갛게 붓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환자들 사이에선 '뼈가 부서지는 듯하다'란 표현까지 사용될 정도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부 연구에선 혈중 요산 농도도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낮아지는 경향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커피 속 클로로젠산, 카페인, 항산화 성분이 요산 배출을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요산 대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이 다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은 고요산혈증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졌는데, 커피의 대사 개선 효과가 통풍 예방과 연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차(茶)의 통풍 예방 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 녹차·홍차를 구분했을 때 일부 연구에선 요산 농도 감소 효과가 관찰됐지만, 다른 연구에선 오히려 요산 수치 증가와 연관되거나 눈에 띄는 차이가 없는 연구 결과도 적잖았다. 연구진은 차의 종류, 차 속 카테킨·카페인·첨가물 등 변수가 많아 "커피만큼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커피가 단순히 기호식품을 넘어 대사질환, 요산 질환 관리의 잠재적 보호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진은 "관찰연구의 한계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고, 향후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고요산혈증·통풍 환자를 상담할 때 참고삼을 만하다고 본다. 기존엔 '고요산혈증·통풍 환자에게 카페인 음료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단순한 조언이 많았지만, 이번 연구에선 '커피가 오히려 통풍 발병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커피 섭취 자체보다 당류·알코올·고(高)퓨린 식품과 함께 전체 식습관 패턴을 봐야 한다"며 "앞으로 커피 섭취량, 커피 종류(블랙 vs 가당), 동반 생활습관을 고려한 요산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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