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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05일 09:25 박상혁|경기(안양)=김 기자|기자|

"악! 악!" 빙판길 엉덩방아 "비명"...차 두고 "출근 지옥철" 우르르

"어휴~, 미끄러운데 다들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4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역 인근 버스정류장. 전날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출근길은 빙판이 됐다. 어두운 새벽길에 시민들은 잇따라 종종걸음으로 조심스레 이동했다. 곧이어 한 중년 남성이 큰 소리를 내며 넘어지자, 주변에선 일제히 "조심하세요"라며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40대 남성 박모씨는 "평소엔 차를 타고 출근하지만, 오늘은 빙판길에 차가 막힐 것 같아 지하철을 타러 1시간30분 일찍 나왔다"라며 "인덕원역으로 가야 하는데, 빙판 때문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빨리 서초 쪽 회사로 출근해야 해서 마음이 급하다"라고도 했다.

이날 출근길엔 미끄러지는 시민들이 잇따랐다. 남성 2명이 연달아 넘어졌고,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다 넘어질 뻔한 순간도 있었다. 추운 날씨에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를 여미고 손에 핫팩을 쥔 채 미끄러운 길을 살피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송영실씨(43)는 "8시까지 여의도로 가야 해서 지각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의왕 내손동에서 인덕원역까지 왔다는 그는 "오는 길에 미끄러질 뻔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지만, 그래도 서둘러 역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도 사정은 비슷했다. 간밤에 내린 눈은 녹지 않아 곳곳에 그대로 쌓였고, 시민들은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아가며 조심스레 걸었다. 두꺼운 패딩에 귀마개를 쓰거나 털모자를 눌러쓴 사람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른 아침부터 제설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30대 김모 씨는 "성남으로 출근하려고 왕십리역에 가는 길"이라며 "원래는 차로 다니는데, 어제 빙판에 미끄러져 사고가 날 뻔해서 너무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의 기억 때문에)오늘은 아예 마음 편하게 대중교통을 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에서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던 한 시민이 빙판길에 미끄러질 뻔하자 놀라 손을 빼고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역 내부는 빙판길을 피해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붐벼 '지옥철'을 연상케 할 정도로 혼잡이 심했다. 9호선 급행열차는 승객이 몰리며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여러 차례 열리고 닫히길 반복했다.

40대 한송희 씨는 "평소엔 구두를 신고 출근하지만, 눈길을 대비해 오늘은 운동화로 갈아신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나와 보니 역 주변 제설이 생각보다 안 돼 있어 위험했고, 평소보다 15분 일찍 나왔는데도 아직도 지하철을 못 탔다"라고 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 가야 하는 그는 "오늘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전날 기상청은 오후 6시 서울 전역을 포함한 경기 부천·김포·동두천·포천 등 수도권과 강원도 철원, 인천(옹진군 제외)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 양이 5㎝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서울시는 출근길 혼란에 대비해 출근 시간대 지하철 운행을 20회 늘리고, 버스 출근길 집중 배치 시간을 30분 연장했다. 결빙 구간 보도와 이면도로 등엔 제설 작업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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