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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법안통과 막바지…남은 고비 "시행령"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큰증권 제도 도입이 가져올 금융혁신의 미래' 세미나에서 "일반투자자 투자한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 시장 활성화 정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일반투자자의 STO 투자한도를 투자목적·재산상황·투자경험과 증권의 종류 등을 고려해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한다.
황 변호사는 "핀테크 업권에서 신종시장이 만들어질 때마다 정부가 일반투자자들을 후견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투자한도를 굉장히 낮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유동성이 낮을 경우 투자자가 보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분한 유동성이 있어야 이상거래 빈도가 줄고, 시장에 참여했을 때 유동화가 불가능하다면 마음놓고 투자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자산을 충분히 유동화할 수 있는 정도의 일반투자자 한도를 정부가 만들어달라"고 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크라우드펀딩 연간 투자한도(일반투자자 1000만원·적격투자자 2000만원)가 STO에도 적용될 경우 시장 침체가 우려된다는 취지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국가가 연 소득에 따라 한도를 정하는 식으로 나설 게 아니라, 새로운 기초자산 가치평가를 바탕으로 투자자 보호제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며 "가상자산의 경우 현재 투자한도가 없다"고 했다.
이용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은 "증권사·조각투자사업자 의견을 시행령에 균형 있게 반영할 것"이라며 "크라우드펀딩은 투자한도가 법률에 직접 명시돼 규제가 경직적이었다면, STO는 한도가 시행령에 위임돼 유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선 STO 입법 후속조치로 신탁법과 투자계약증권 심사절차를 개선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신범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장(바이셀스탠다드 대표)은 "유럽은 신탁법이 열거주의 대신 포괄주의여서 다양한 상품이 실물자산(RWA) 토큰으로 발행될 수 있었다"며 "반면 한국은 수십년간 신탁법에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김형준 테사 대표는 "감독기관이 투자계약증권을 검토할 때 보충성의 원리를 기반으로 '기존 펀드로 할 수 있는데 왜 증권화하냐'고 묻는 분위기에선 아무것도 할 게 없다"며 "이익참가부사채도 토큰증권으로 담는 일본 등의 사례를 참고해 당국이 허들을 현실성 있게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STO 근거규정이 담긴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 넘겨진 뒤 표결이 무산됐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겨냥한 국민의힘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으로 회의가 파행한 여파다.
다만 정치권에선 두 법안이 비쟁점 안건으로 분류되는 만큼 여야 대치가 해소되는 대로 입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이날 포럼은 이강일·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가운데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 자리해 법안통과 기대감을 높였다.
민 의원은 "토큰증권 제도화는 장외 조각투자 유통플랫폼 예비인가 추진을 계기로 제도권 금융체계 안에서 본격적인 이행단계로 진입했다"며 "전통금융과 디지털금융이 결합해 금융 인프라가 새롭게 전환되는 중요한 변화의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토큰증권 금융혁신은 산업계와 국민 모두에게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며 "기업에 새로운 자금조달 기회, 국민에게 폭넓은 투자 선택지를 제공하고 자산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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