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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늘자 전환사채 뜬다…저금리 조달 뒤엔 ‘상환 부담’
美 2분기 발행액 610억달러…사상 최대 코어위브 CB 금리 1.75%…선순위채는 9.75% 삼성SDS도 1.2조 발행…부채·지분 희석 유의

AI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력 인프라 등에 필요한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전환사채(CB)가 AI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부상했다. 성장 기대와 높은 주가 변동성을 전환권 가치로 활용해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다만 주가가 전환가에 미치지 못하면 채권이 그대로 부채로 남아 향후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자본시장연구원의 ‘AI 투자 확대와 전환사채 시장의 부상: 미국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일반 CB와 의무CB 발행액은 약 61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분기 약 310억달러에서 두 배 가까이 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AI 투자가 활발한 기술 기업이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올해 2분기 정보기술·커뮤니케이션서비스 기업의 CB 발행액은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구글이 발행한 192억5000만달러 규모의 의무CB는 2분기 전체 발행액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AI 인프라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확보, 고가 GPU 구매 등에 대규모 선행투자가 필요하다. 반면 투자 이후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이 발생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초기 현금흐름이나 신용도가 충분하지 않은 기업에는 CB의 낮은 이자비용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지난 4월 35억달러 규모 CB를 연 1.75% 금리로 발행했다. 만기는 2032년이며 최초 전환가에는 당시 주가보다 약 30% 높은 프리미엄이 적용됐다. 같은 시기 발행한 27억5000만달러 규모 일반 선순위채 금리는 연 9.75%에 달했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AI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아이렌도 지난 5월 30억달러 규모의 CB를 연 1.0%에 발행했다. 네비우스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총 100억달러가 넘는 CB를 발행해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클라우드 개발, GPU 확보 등에 활용했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제로쿠폰 CB 발행도 늘었다. 올해 8월 말까지 글로벌 제로쿠폰 CB 발행액은 약 72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사상 최대치인 730억달러에 근접했다. 전체 CB 발행액의 약 41%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도 AI 인프라 투자에 CB를 활용한 사례가 등장했다. 삼성SDS는 지난 4월 글로벌 투자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대상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KKR과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CB의 낮은 금리가 기업의 재무 부담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다. 향후 주가가 전환가를 웃돌면 주식 전환을 통해 원금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면 만기상환이나 차환(재조달)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전환가의 프리미엄을 낮추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가능성도 커진다. 기업들이 희석을 줄이기 위해 활용하는 ‘캡드콜’ 거래 역시 발행 초기 비용을 발생시킨다. 낮은 이자비용의 일부가 다른 형태의 비용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예상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그 충격이 개별 기업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기업의 신용도 하락이 회사채와 사모신용의 조달비용 상승, 차환 여건 악화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AI 투자 확대와 함께 CB 활용이 늘어날 수 있다”며 “낮은 표면금리뿐 아니라 발행 조건과 자금 용도, 전환 가능성, 만기 시점의 원금 상환 능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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