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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DNA’ 심은 고속철…현대로템, 차기 KTX 노린다 [K철도 新수출전략]
현대차 디자이너와 1년 넘게 협업 내년 1차분 448량 발주 예상 넓어진 공간…승차감·편의성 높여

현대로템이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역량을 접목한 차세대 고속열차를 선보였다. 제네시스처럼 고급스러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속도뿐 아니라 실내 공간과 승차감까지 개선해 약 5조원 규모의 KTX 교체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로템은 지난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이노트란스 2026’에서 차세대 고속열차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 현대디자인센터와 1년 넘게 협업한 결과물이다. 향후 KTX 교체 사업을 수주하면 차량 디자인의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고속철 시장은 본격적인 대규모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2004년 개통 때부터 운행한 KTX-1을 대체하는 사업의 총사업비는 약 5조원이다. 내년 1차분 28편성·448량, 2032년께 2차분 21편성·336량 발주가 예상된다. 대체 차량은 시속 320㎞급으로, 현대로템은 기존 고속철 운행 경험에 시속 370㎞급 차량 개발 기술을 더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디자인 협업의 목표는 외관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일연 현대로템 RS사업본부장은 제네시스를 언급하며 세계적 수준의 차량을 만들겠다는 그룹의 방향을 설명했다. 실내 디자인과 편의성은 물론 소음·진동까지 개선해 탑승 경험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속도나 성능, 파워의 개념을 넘어서는 단계”라며 “사용자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변화의 출발점은 승객의 불편이었다. 디자이너들은 직접 열차를 타고 역에서 승객을 만나 개선점을 찾았다. 창가 좌석에서 발을 놓기 불편한 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었다. 다리 공간과 짐 선반도 넓혔다. 창틀 하단은 팔걸이 높이로 낮춰 팔을 올릴 공간과 개방감을 확보했다. 최고급 VIP 객실 구상도 제시했지만 국내 적용 여부는 발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날렵한 외관은 에너지 효율도 겨냥했다. 전두부에는 상어의 코를 연상시키는 형상을 적용했다. 현대차 공력개발팀과 해석·풍동시험 등 520시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콘셉트 모델의 공기저항계수를 KTX-청룡 대비 약 36% 개선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양산 사양은 추가 설계를 거쳐 정해진다.
해외 업체의 가세로 KTX 교체 수주전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스페인 탈고는 우진산전을 포함한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현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탈고 관계자는 “한국 시장 진출과 파트너십 구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진산전과의 협력 여부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발주 사양과 입찰 조건을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국내 운행 경험과 부품 공급망을 강점으로 꼽았다. 회사 측은 한국형 고속철 국산화율이 87%를 넘고 국내 협력사 약 200곳이 사업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 측은 “국내 협력사들과 함께 국가대표에 어울리는 국산 고속차량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 확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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