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8회 아산상, 30년간 의료·교육봉사 펼친 강지헌·주수경 부부
강지헌·주수경 부부, 우크라이나·몽골·말라위에서 소외 이웃 돌봐 의료봉사상에 박철성 원장, 사회봉사상에 김현수 이사장 시상식 11월 25일 서울아산병원서 개최 예정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제38회 아산상 수상자로 지난 30년간 우크라이나, 몽골, 말라위 등 지구촌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의료·교육봉사를 펼치며 치과 의료인 양성과 아동·여성 지원 등을 통해 현지의 자립 기반 조성에 힘쓴 강지헌(남, 66세)·주수경(여, 66세) 부부를 선정했다.
치과의사인 강지헌 씨는 1996년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몽골과 말라위에서 의료봉사를 이어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의료취약지역과 고려인마을 등에서 이동진료를 했고, 몽골에서는 에바다치과를 운영하며 치과의사들을 교육해 현지인들 스스로 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15년에는 의료환경이 더 열악한 말라위로 옮겨 에파타치과클리닉을 운영하며 현지주민 진료와 치과대학생 임상교육, 난민 무료진료 등을 병행해왔다.
주수경 씨는 남편과 함께 해외 봉사의 길을 걸으며 아동 교육과 여성의 자립을 돕는 데 힘써왔다. 몽골과 말라위에서 어머니학교를 운영하며 여성의 정서적 자립, 가족관계 개선 등을 지원하고 현지 여성 리더를 양성했다. 또한 말라위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치소모 아동지원센터’를 설립해 방과후 학습 등을 지원하고, 현지 공동체가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돌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의료봉사상에는 32년간 국내 중증장애인과 뇌전증 환자를 돌보는 한편 필리핀과 네팔의 의료취약지역에서 진료소 운영과 이동진료, 현지 보건의료체계 발전에 힘써온 박가정의학과의원 박철성 원장(남, 65세)이 선정됐다.
사회봉사상에는 34년간 위기청소년, 정신장애인, 노숙인과 세월호 유가족 등 정서적·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회복을 지원하고, 경계선지능·자폐 등으로 공교육에 적응하기 어려운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대안학교와 직업훈련 사업장을 운영하며 교육·일·사회참여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한 사단법인 별의 친구들 김현수 이사장(남, 60세)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개최된다. 아산상 수상자인 강지헌·주수경 부부에게는 상금 3억원, 의료봉사상 수상자 박철성 원장과 사회봉사상 수상자 김현수 이사장에게는 각각 2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한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 수상자 15명에게도 각각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등 6개 부문 수상자 18명(단체 포함)에게 총 10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 또는 단체를 격려하기 위해 1989년 아산상을 제정했고, 각계의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공적에 대한 종합심사를 거쳐 제38회 수상자를 선정했다.
강지헌·주수경 부부, 30년간 지구촌 곳곳 의료·교육봉사
아산상 수상자인 강지헌·주수경 부부는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몽골과 말라위에서 30년간 의료·교육봉사를 이어왔다. 치과의사인 강지헌 씨는 주민 진료와 현지 의료인 양성, 주수경 씨는 아동 교육과 여성 지원에 힘쓰며 현지인들이 스스로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왔다.
강지헌 씨는 국내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던 중 1994년 우크라이나 단기 의료봉사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장기 해외봉사를 결심했다. 1996년부터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며 의료취약지역과 고려인마을 등에서 이동진료를 펼쳤고, 2001년에는 몽골로 옮겨 에바다치과를 열고 치과 의료봉사와 함께 현지 치과의사들을 교육하는 데 힘썼다.
오랜 시간 함께한 제자들이 진료와 병원 운영을 스스로 해낼 수 있게 되자 2014년 병원을 이들에게 맡겼다. 현재 에바다치과는 원장 2명과 직원 21명이 일하고 자체 건물까지 갖춘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강지헌 씨에게 배운 치과 의료진은 몇 년 뒤 말라위 난민캠프 의료봉사에도 참여하는 등 나눔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의료환경이 더 열악한 말라위로 옮긴 강지헌 씨는 2017년 에파타치과클리닉을 열고 주민들을 진료하는 한편 현지 치과 의료인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 2018년부터 국립보건전문대학 치과치료사 과정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9년 말라위 최초의 국립 치과학부가 문을 연 뒤에는 치과대학생들의 임상교육도 맡았다. 클리닉 내에는 교육·실습 공간을 마련해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익힐 수 있게 했다.
강지헌 씨는 저소득 환자 무료진료에도 힘쓰며 2019년부터는 말라위 잘레카 난민캠프를 정기적으로 찾아 난민과 인근 주민들을 치료하고 있다. 또 외부 후원을 받아 에파타치과클리닉에 치과용 3차원 CT를 도입했고, 기존에 사용하던 CT는 국립병원에 기증해 더 많은 주민들이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서 신학대학을 졸업한 주수경 씨는 말라위 농촌지역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 여성들을 돌봐왔다.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학비와 학용품 등을 지원하고, 여성들에게는 재봉기술을 가르쳐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2021년에는 ‘치소모 아동지원센터’를 세워 아이들이 방과후에도 공부하고 필요한 돌봄을 받을 수 있게 했으며, 현지 교회와 주민들이 직접 센터를 꾸려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몽골과 말라위에서 ‘어머니학교’를 운영하며 여성들이 자신의 삶과 가족관계를 돌아보고, 자녀 양육과 부부관계의 어려움을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했다. 말라위에서는 수료자들이 12주 동안 정기적으로 만나 배운 내용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경험을 나누는 후속 프로그램 ‘해피맘’도 운영하고 있다. 주수경 씨는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진행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현지 여성 리더를 양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박철성 원장, 32년간 국내외 의료취약계층 도와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박가정의학과의원 박철성 원장은 어린 시절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미국인 의료 선교사의 도움을 받은 경험을 계기로 자신이 받은 도움을 의료봉사로 나눠왔다. 1994년부터 32년간 중증 뇌병변장애인 생활시설인 은광원을 정기적으로 찾아 장애인들을 무료로 진료했다. 2007년부터는 약 10년간 뇌전증 환자들을 위한 무료진료도 꾸준히 이어왔다.
2004년에는 가족과 함께 필리핀에서 약 1년간 생활하며 바세코 등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을 진료했다. 이후 나익지역에 아미사 진료소를 건립해 현지에 기증했으며, 지금도 진료소에서는 현지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주민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네팔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총 3년 8개월간 상주하며 산간 오지 등 100여 곳에서 이동진료를 했고,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진료소와 학교 양호실을 지원했다.
박 원장은 네팔 티카푸르병원에서 의료사업 책임자로 활동하며 의료진을 늘리고 진료체계를 갖추는 데 힘을 보탰다. 의사 2명에 불과했던 병원은 현재 20여 명의 의사가 근무하며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2019년부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원하는 네팔 지역 보건의료 역량강화사업을 이끌었으며, 현재도 국내외 취약계층을 진료하며 로즈클럽인터내셔널을 통해 해외 의료취약지역을 지원하고 있다.
김현수 이사장, 34년간 계선지능·자폐 등 청소년·청년 자립 지원
사회봉사상 수상자인 사단법인 별의 친구들 김현수 이사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1992년부터 정서적·정신적 위기에 처한 위기청소년과 노숙인을 지원해 왔다. 2012년부터는 서울·경기도 지역에서 자살예방사업을 지원했으며,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통합재난심리센터 단장을 맡아 정신건강 위기에 놓인 이들의 회복을 지원했다.
김 이사장은 2002년 사비를 들여 대안학교인 ‘성장학교 별’을 설립해 경계선지능 등 발달·정서적 특성으로 공교육에 적응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각자의 속도에 맞게 치료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다시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2010년 청년을 위한 배움터이자 작업장인 ‘스타칼리지’와 ‘청년행복학교 별’을 시작했다. 현재 청년들은 카페와 쿠키작업장, 출판 등 3개 사업장에서 일하며 직무를 익히고 소득을 얻고 있다.
김 이사장은 청년들이 자신의 재능을 사회적 활동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시집 출간과 회화 개인전 개최, 음원 발매 등을 돕고 있다. 또 국회 심포지엄 등을 통해 경계선지능인의 교육과 고용, 가족지원의 필요성을 꾸준히 알리며 조례 제정과 지원제도 확산에도 힘을 보탰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