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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레이션 창립 50주년…AI 정주영 "길이 없으면 만들어라"
기념행사에서는 AI(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한 정주영 창립자의 특별 축사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정주영 명예회장은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운다"는 창업 철학을 강조하며 전 세계를 누비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온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또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다시 도전했느냐가 중요하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며 도전과 개척의 현대정신을 당부했다.
정몽혁 회장은 기념사에서 "우리의 지난 50년은 단순한 성장의 시간이 아니라 변화하며 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시간이었다"며 "많은 기업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오늘의 현대코퍼레이션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축적된 유연성과 회복력은 우리에게 남겨진 가장 큰 자산"이라며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는 일시적으로 1등하는 기업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며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일류기업"이라고 힘을 줬다.
정 회장은 다음 50년을 이끌 두 가지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무역과 제조의 융합(Co-integration)'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기존 무역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조 영역까지 가치사슬을 더욱 깊고 다양하게 확대하여 무역과 제조의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기업 '루치노바' 인수에 이어 향후 5년 내 국내외 중견 제조기업 인수를 계속 추진키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춘 대형 제조기업 확보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두 번째는 '네스트(NEST) 기능 혁신(Co-governance)'이다. NEST는 현대코퍼레이션이 2021년부터 운영해 온 글로벌 권역 협업 체계다. 해외 거점들을 권역 단위로 묶어 사업 기회를 함께 발굴하기 위해 도입됐다. 회사는 이를 한 단계 발전시켜 각 권역(NEST)이 서울 본사처럼 독립적으로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성장하는 '제2의 본사' 역할을 수행하도록 육성키로 했다. 우선 3년 내 싱가포르(동남아), 로스엔젤레스(북미), 프랑크푸르트(유럽), 도쿄(일본) 네스트를 글로벌 본사로 만든다. 이후 중국, 호주, 아중동, 서남아, CIS(독립국가연합)와 중남미까지 전 세계 10개 네스트가 각각 본사 기능을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게 목표다.
정 회장은 "지난 50년이 도전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100년 기업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그 길은 어느 한 사람의 생각과 힘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에, 모두가 함께 도전하고 함께 극복해내면서 현대코퍼레이션의 다음 50년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1976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수출입국(輸出立國) 철학 아래 현대종합상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호주 드레이튼 탄광, 예멘 마리브 유전 개발, 북방교역 개척 등의 성과를 거둬왔다. 외환위기와 워크아웃이라는 시련을 겪은 후 2009년 다시 현대의 품으로 돌아왔고, 2010년 정몽혁 회장이 취임하면서 제2창업의 시대를 열었다. 2016년 계열 분리를 통해 범현대가의 또 하나의 독립경영 그룹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최근 4년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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