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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30일 16:35 세종=정혁수 기자


농부 아버지에게 배운 신뢰…이정석, K푸드 세계로 잇는다


-생산자·소비자 조정 경험 살려 회원사 성장과 식품안전 함께 도모

한국식품산업협회 전무이사 /사진=정혁수농부였던 아버지는 마을 공동경비의 수입과 지출을 빠짐없이 기록해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마을 일을 맡긴 이유는 직책보다 투명한 일 처리에 있었다.

이정석 전 농림축산식품부 부이사관이 떠올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그에게 신뢰는 말로 얻는 평판이 아니라, 아버지에게서 배운대로 맡은 일을 책임지는 태도에서 시작됐다.

지난 30년간 농정 현장을 지켜온 그가 이제 글로벌 무대를 배경으로 K-푸드를 선도하는 식품산업계에서 새 출발을 한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이 전 부이사관이 10월 1일 협회 신임 전무이사로 취임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는 건국대에서 미생물공학을 전공했고,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발효와 배양을 배우며 식품의 과학적 기반을 익혔고, 경제학을 통해 생산과 소비, 기업과 정부의 관계로 시야를 넓혔다.

기술이 제품이 되고 제품이 시장을 만나는 식품산업을 양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배경이다.

1995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농식품부 감사담당관·친환경농업과장·농지과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농산어촌과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불관리과장 등을 거쳤다.

쌀 관세화 협상에 참여했고 농촌체류형 쉼터 도입과 수직농장 입지규제 개선도 추진했다. 생산 현장의 사정과 제도의 요구가 맞부딪치는 지점들이 그의 일터였다.

그가 재직중 의미 있는 성과로 2023년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 개선을 꼽았다.

농약이 주변 농경지 등에서 비의도적으로 유입돼도 인증 취소로 이어지는 문제를 놓고 농업인과 소비자의 입장은 엇갈렸다.

그는 해외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살피고 생산자·소비자단체와 논의를 거쳐 기준 합리화를 추진했다.

농가의 부담을 덜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지켜야 하는 그의 조정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같은 해 한·캐나다 유기가공식품 동등성 협정 체결도 추진했다. 국내 인증을 받은 유기가공식품의 캐나다 수출 길을 넓히는 작업이었다.

제도 하나를 바꾸는 일이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업무경험은 식품산업과도 맞닿아 있다.

2018~2021년 주벨기에유럽연합대사관 농무관으로 근무한 경험은 국내 농정을 넘어서는 시각을 더한다.

한국산 삼계탕 수출과 EU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의를 담당했고, 유럽의 농식품·환경정책 변화를 살폈다.

국제행사에서 한국 음식과 전통주를 소개하며 K푸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최근까지 FAO 한국협회 사무총장과 아프리카·아시아 농촌개발기구(AARDO) 극동지역사무소 연구겸행정관으로 국제협력을 이어갔다.

그는 이제 원료 수급과 공급망 정보 지원, 국가별 식품규제·검역·통관 대응, 재외공관 등과 연계한 해외시장 개척에서 새 역할을 모색하게 된다.

식품안전을 산업 경쟁력의 출발점으로 삼고, 회원사가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농정의 규칙을 다뤄온 그가 이제 기업의 현실과 마주한다. 아버지의 장부에서 배운 책임을 회원사가 체감하는 도움으로 옮기는 것, 그에게 주어진 새 역할이다.

이정석 식품산업협회 전무이사는 "먼저 회원사와 임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잘 배우겠다"며 "그동안 농업정책과 국제통상, 조직관리 경험을 토대로 식품기업의 성장과 해외시장 진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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