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관광객에 돈 받으려다 없던 일로…영국 국립박물관 계속 "공짜"
영국 정부가 국립 박물관의 무료입장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해외 관광객에게 별도의 입장료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B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 이하 문화부)는 국립 박물관의 무료입장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부 대변인은 "해외 방문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경우 내국인 방문객의 방문을 저해할 수 있다"며 모두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자연사 박물관 더그 거 관장은 "무료 박물관은 경제에 부담을 주는 비용이 아니"라며 "관광을 통해 경제가 혜택을 얻도록 하는 핵심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런던에 소재한 박물관 12곳을 포함한 영국의 문화부 산하 국립 박물관 15곳은 2001년부터 모든 관람객에게 무료로 개방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노동당 출신 마가렛 호지 의원이 검토 보고서에서 뉴질랜드와 싱가포르 등을 사례로 들며 해외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국립 박물관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후 수개월간 논의를 이어갔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BBC는 입장료 부과에 관해 다양한 반대 의견을 보도했다.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의 비서실 레베카 풀렌은 "박물관의 역할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는 것"이라며 박물관 상업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A)의 트리스탐 헌트 관장은 "입장료 대신 카페와 기념품, 멤버십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운영 모델을 갖고 있다"며 "입장료를 부과하면 그런 수익 모델이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장료를 매기기보다 지원금을 인상해 박물관 재정난을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런던 시청은 최근 몇 달간 정부에 런던 박물관에 대한 지원금을 유럽 내 다른 도시들의 박물관 수준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저스틴 사이먼스 런던 문화 담당 부시장은 지난 7월 "영국은 국가 차원에서 예술 분야에 가장 적은 예산을 지원하는 유럽 국가"라고 토로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박물관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15억파운드 규모의 '모두를 위한 예술 기금'(Arts Everywhere Fund)을 통해 박물관에 7억6000만파운드를 지원하고, 국립 박물관 인프라 구축에 6억파운드를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무료 상설전시를 유료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문화체육부는 오는 10월 말까지 구체적인 관람료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youjeans@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