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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수수료 0%도 배달비 넣으면 15% 넘어…"라이더 임금" 위협 수수료 상한제
총수수료 상한에 배달비 포함 땐 배달료 인하 압박 우려
배달플랫폼노조 "라이더 목소리 듣고 신중히 논의해야"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한 가운데, 규제 대상에 배달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를 포함하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와 별개로, 라이더에게는 임금에 해당하는 배달비까지 총수수료 상한에 묶을 경우 결과적으로 라이더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2일 국민참여입법센터에 공개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는 배달플랫폼사업자가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배달비,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의 합계가 해당 주문 매출액의 1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제는 배달비의 성격이다. 중개수수료는 플랫폼이 입점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 받는 수수료지만, 배달비는 실제 배달을 수행한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인건비에 가깝다. 그런데 이를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광고비와 함께 하나의 '총수수료율'로 묶으면 배달비도 상한 규제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어진다.
예컨대 2만원짜리 주문에서 라이더 배달비가 3300원이라면 배달비만 주문금액의 16.5%다. 이미 15% 상한을 넘는다. 배달비를 3400원으로 잡고 결제수수료 600원, 부가세 400원을 더하면 중개수수료가 0원이어도 총 부담은 4400원, 주문금액의 22%가 된다.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 구조여도 배달비를 포함하는 순간 상한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플랫폼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식은 배달비를 낮추는 것이다. 중개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애더라도 배달비가 포함되면 총수수료율이 15%를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상한제가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겨냥했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라이더 배달료 인하 압박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플랫폼노조도 이 대목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지난 2일 성명에서 "배달라이더에게 배달비 단가는 곧 임금"이라며 "수수료가 줄어든 만큼 부담이 단가로 넘어오지 않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수료 상한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비까지 같은 틀로 묶는 방식은 신중히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배달비 조항에 대해 "최저선을 두는 데는 공감하지만 배달라이더가 받을 수 있는 배달료의 상한까지 법으로 정하는 일은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배달비 상한을 초과해 지급한 플랫폼에 제재를 가하는 구조라면, 라이더에게 더 높은 배달료를 지급하는 행위 자체가 규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달비는 음식 가격에 비례해 정해지는 게 아니다. 같은 3km 배달이라면 1만원짜리 주문이든 5만원짜리 주문이든 이동 거리와 시간, 날씨, 대기시간, 지역 수요에 따라 라이더 비용이 결정된다. 그런데 음식값 대비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상한을 씌우면, 낮은 객단가 주문일수록 배달비가 쉽게 규제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이유석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용이 거래금액에 비례하지 않는 서비스에서 비율형 상한은 실제 비용 구조를 반영할 수 없다"며 "중개, 결제, 광고, 배달 등 성격이 다른 서비스를 하나의 비율로 묶는 방식은 개별 서비스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달비 결정 과정에 라이더의 참여가 빠져 있다는 점도 쟁점이다. 노조는 가게 사장님 단체에는 배달비를 두고 플랫폼에 협의를 요구할 권리를 주면서,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 단체에는 그런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배달비를 두고 누가 협의하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에서 논의되는 플랫폼 노동자 최저보수제와도 연결된다. 라이더가 받는 최소 배달료를 보장하려는 정책과 배달비 하한 규제는 모두 라이더의 최소 소득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노조는 "배달비 하한은 최저보수와 닮은 장치인 만큼 두 논의는 따로 가지 말고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출발점은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 완화다. 배달비까지 총수수료에 포함하면 논의의 성격은 달라진다. 플랫폼 중개수수료 규제가 아니라 라이더 인건비까지 포함한 가격 통제가 된다.
김태영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수수료 상한제 도입 시 시장 위축으로 라이더의 일자리와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며 "라이더, 소비자, 상점, 플랫폼 모두가 연결된 생태계에서 한 축의 부담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축의 생계와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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