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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고금리에 밀린 바이오…코스닥 제약 ‘최악의 한달’

지난달 코스닥 제약 업종이 10% 넘게 하락하며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주로 증시 자금이 쏠린 데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개별 기업 악재까지 겹치면서 제약·바이오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5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는 10.51% 하락했다. 일반서비스(-8.08%), 금융(-7.44%), 종이·목재(-5.01%) 등을 밑돌며 코스닥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부진은 연초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는 연초 대비 36.65% 떨어져 전체 업종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나타냈다.
가장 큰 부담은 AI·반도체주로의 수급 쏠림이다. 코스닥에서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이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투자자금이 관련 업종으로 집중됐다. 지난달 기계·장비 업종지수는 14%,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10.28% 상승해 제약 업종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 자체의 거래 위축도 제약·바이오주에 부담을 더했다. 지난달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697억원으로 코스피의 34% 수준에 그쳤다. 제한된 자금이 반도체 등 일부 주도 업종으로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제약·바이오주의 수급 공백이 커진 셈이다.
글로벌 금리 상승도 성장주 성격이 강한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신약 개발 기업은 연구개발부터 실적 가시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금리가 오르면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져 기업가치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미국과 일본도 금리 인상에 나섰다. 특히 미국 국채금리까지 급등하면서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
개별 기업의 악재도 업종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달 18일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후보물질 'ORM-6151'의 임상 1상 개발을 중단하면서 기술이전 계약이 종료됐다. 이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령도 무산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임직원 등이 호재성 공시 이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 같은 악재 속에 지난달 오름테라퓨틱 주가는 65.9%, 에이비엘바이오는 33.3%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만큼 당분간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약 종목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의 승강제 도입이 내년으로 연기된 점을 언급하며 "기관과 개인이 선호하는 종목 사이 괴리가 크고, 그 때문에 설명하기 어려운 시가총액이 형성된다"며 "승강제 시행 가능성과 영향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만큼 일단은 기업별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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