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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퍼부었다" 국감장 들어온 중국산 로봇...의원 손잡고 "안녕하세요"
中휴머노이드 등장...韓 피지컬AI 경쟁력 "경고등"
독파모·프런티어 AI 병행 추진 배경 집중 추궁
청년 일자리·AI 안전·해킹 대응까지 정책 전반 점검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 두 대가 국회 국정감사장에 걸어 들어왔다. 의원들 앞에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고 이동하다 서로 부딪히는 장면까지 연출됐지만 이날 시연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로봇 쇼'보다 중국과 벌어진 피지컬 AI(인공지능) 경쟁력의 격차였다.
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경쟁력부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론티어 AI, 사이버보안과 AI 안전까지 정부의 AI 정책 전반이 도마에 올랐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중국 유니트리와 애지봇(AgiBot)의 휴머노이드 로봇 2대를 국감장에 들여와 직접 시연했다.
이 의원은 "중국에는 완성형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기업이 160곳,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600곳 이상"이라며 "연간 약 300억위안, 우리 돈으로 6조4000억원가량이 로봇산업에 투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국내 AI(인공지능) 기업 2814곳 가운데 휴머노이드 등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은 53곳(1.9%)에 그친다"면서 "이 가운데 29곳은 외부 투자를 한 건도 유치하지 못했고 85.1%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주요 5개국 기준 중국의 휴머노이드 특허 점유율은 60.8%, 한국은 4.6%였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특허도 중국 66.3%, 한국 8.8%로 격차가 컸다. 과기정통부 산하 과학관에 배치된 중국산 로봇은 36대였지만 국산은 없었고 KIST와 기계연구원, ETRI 등도 중국산 휴머노이드 13대를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존 투자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인정하면서 피지컬 AI 투자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피지컬 AI를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로 지정했고 산업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와 로봇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같은 AI·소프트웨어 경쟁력도 놓치지 않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독파모의 향방도 주요 쟁점이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기존 독파모 사업이 최근 방향을 잃은 것 아니냐며 정부 출자 규모만 약 4조7000억원으로 거론되는 프론티어 AI 사업이 갑자기 추가된 경위를 따져 물었다. 독파모에 투입된 예산과 GPU 지원 규모를 감안하면 기존 사업과 프론티어 AI의 역할 구분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 부총리는 독파모 사업을 기존 계획대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런티어 AI에 대해 "기존에 풀 수 없었던 인류의 난제와 사이버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서" 추가 사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배 부총리는 독파모가 3차 단계에 들어갔으며 글로벌 오픈 모델 수준에 근접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여당에서는 독파모를 둘러싼 야당의 공세를 반박하면서도 AI 투자가 실제 일자리와 인재 양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 내 7개 과·팀과 13개 전문기관이 AI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물이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다"며 부서·기관별 사업과 고용 효과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배 부총리는 "관련 사업을 정리해 보고하고 AI 교육장을 활용한 청년 일자리 확대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I의 속도만큼 안전장치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해외 AI 모델의 외부 시스템 침입 사례와 AI안전연구소의 인력·예산 부족을 거론하며 "가속페달은 점점 더 급속화되고 있는데 브레이크는 지금 그대로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I 성능·인프라 예산과 비교해 안전·신뢰 분야 투자가 부족하다며 안전 관련 예산과 인력 확충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배 부총리는 "오는 12월 국가 AI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을 담은 'AI 안전 생태계 조성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서비스 확산에 따른 가계 부담과 플랫폼 문제도 제기됐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과거에는 통신비가 휴대전화 요금, 인터넷 요금이었는데 이제는 OTT 구독료, AI 구독료로 확대됐다"며 통신·OTT·AI 서비스를 합친 국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느 때는 미국 기업, 어느 때는 한국 기업"이라며 국내외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 부총리는 "OTT와 AI 등을 포함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통신사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LG유플러스의 국제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 관리 방식을 지적하며 "가입자의 전화번호가 직접적으로 들어가 있다. 그래서 개인정보 유출이 굉장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유심 교체율이 30% 수준에 그치는 만큼 위험성을 가입자에게 보다 분명하게 알리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 부총리는 수사를 통해 고의적인 증거 인멸이나 조사 방해 등이 확인될 경우 "당연히 위약금 면제에 대한 요청을 해야 된다"고 했다.
최근 금융권까지 번진 해킹 사고를 놓고도 과기정통부의 대응 책임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야당은 카드사와 은행 해킹 관련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며 사이버보안 주무부처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배 부총리는 "사이버보안이 과기정통부 소관임을 확인하고 정보보호 예산 확대와 침해사고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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