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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외국인 유학생 정착 지원 확대…한국어 잘하면 재정 입증 면제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서 나아가 국내 취업과 정착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비자 정책 전환을 추진한다. 한국어 능력이 우수한 유학생에게는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고 유학비자를 취업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에는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본부장 차용호)는 7일 외국인 유학생 40만명 시대에 대비해 이 같은 내용의 '외국인 유학생 비자 제도 개선 추진 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2022년 20만명에서 지난해 30만명, 올해 8월 35만명으로 늘었다.
법무부는 지난 4월 20일 대학·교육·이민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민관 협의회를 출범한 뒤 5개월여간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 제도와 관련해 논의했다. 유학생 증가가 경제·문화·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입국 심사부터 학업·취업과 정착까지 이어지는 지원·관리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법무부는 우선 입국 단계에서 한국어 능력에 따라 비자 발급 시 재정 능력 입증 요건을 달리할 계획이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사회통합프로그램 4단계 등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갖춘 유학생은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재정 능력을 별도로 입증하지 않는다.
반면 불법체류·취업 가능성이 높아 중점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유학경비 보증금제'를 확대 적용한다. 이는 유학에 필요한 경비를 일정 기간 예치하도록 해 실제 재정 능력을 확인하는 제도다. 해외 학력 검증 절차를 표준화해 대학에 제공하고 재외공관과 협력해 해외 유학원 등록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재학 중 아르바이트 허가 기준은 한국어 능력과 학점을 중심으로 단순화하되 한국어 요건은 사회통합프로그램 3단계로 강화한다. 대학이 발급한 '시간제 취업 확인서'를 토대로 추가 제출서류를 면제하는 등 신청 절차도 간소화할 방침이다.
학업보다 아르바이트를 지원하려고 편법 운영하는 주말·야간·온라인 과정에는 관리를 강화한다. 법무부는 "대학이 정부의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을 받았더라도 해당 학과에는 서류 간소화 등 비자 우대 혜택을 중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졸업 후에는 한국어 능력과 취업 준비 정도에 따라 구직 비자(D-10) 체류 기간을 1~3년으로 차등화할 계획이다. 이공계 유학생이 한국어 등 일정 요건을 갖추고 제조업 분야 등에 취업하려는 경우에는 숙련기능인력(E-7) 체류자격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실무형 인재를 위한 '전문기술 석사' 비자도 마련해 유학에서 정주로 이어지는 경로를 설계할 방침이다.
지역산업에 필요한 인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 단위 비자 제도도 손질한다. 법무부는 "취업비자 연계와 동반가족 정착 지원 혜택을 확대하고 대학에 외국인 대상 창업 교육 과정을 신설해 재학 중 기술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했다.
유학비자 유형도 다양화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학생이 대학 진학 전 국내에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갭이어 학생' 비자 경로를 신설할 계획이다. 졸업 후 귀국한 유학생이 한국에 오갈 수 있도록 '한국 유학 동문 방문비자'도 마련한다.
유학생에게는 개인 역량과 지역 수요에 맞춰 단계별로 체류자격을 바꾸는 방법을 안내하는 '유학생 비자 성장 사다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취업하려는 직종별 요건을 정리한 온라인 체크리스트도 마련한다.
행정 지원도 확대한다. 지역 출입국외국인청·사무소에 유학생 비자 심사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유학생 비자·체류 지원센터' 5곳 설치를 추진한다. 유학생 체류·정착 관련 분석자료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온라인 민원을 확대해 방문과 서류 제출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법무부는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과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파급력이 크거나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 과제는 범부처 논의를 거쳐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외국인 유학생은 이민정책의 핵심 인재이므로 앞으로 학업 목적과 역량을 갖춘 유학생에게는 더 많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유학비자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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