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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의사의 20년 기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이 되길" [신간]
"다 죽어 가는 모습으로 들어왔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며 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내가 왜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는다."
이 글귀는 붕괴된 지역소아의료 현장을 20년 넘게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거제아동병원 강두철 병원장(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부회장)이 그가 소아의료의 암울한 현실에서도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 이유와 20여년의 지역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의 인생을 되돌아 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이 되길'이란 첫 에세이집 내용의 일부분이다.
강 병원장은 "최근 펴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이 되길'이란 에세이집에는 아이들의 탄생과 성장, 아픔과 회복, 때로는 이별의 순간까지 함께 지나오며 한 의사가 마주한 삶의 장면들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에세이집은 아이들의 아픔과 회복을 지켜본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기록한 삶의 가장 평범하고 소중한 순간들"이라며 "아이들을 돌보며 살아온 시간이지만 돌아보면 오히려 그 작은 환자들에게 위로받고 살아갈 힘을 얻은 순간도 많았으며 이 책에는 그렇게 의사와 아픈 아이가 서로의 삶에 남긴 작고 따뜻한 흔적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에세이집에는 아이와 보호자의 이야기뿐 아니라 오늘날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현실도 담았다.
강 병원장은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사직서는 늘고 이력서는 없지만 그럼에도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살아가는 이유를 담담히 밝혔다.
그는 "달라진 소아의료 환경과 소아청소년과의 현실속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는 의사는 매년 줄어들어 지역 소아의료 현장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일이라는게 피부 깊숙이 다가오지만 여전히 거제라는 시골 동네에서 아픈 아이들을 만난다"며 "이는 눈앞의 아이가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에세이집은 1부 아이들이 내게 알려 준 것, 2부 그래도 의사로 살아간다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엄마 탓 아닙니다, 별이 된 이별, 진료실 데시벨, 앰뷸런스를 보내고, 그 아이는 좋은 곳으로 갔을까, 살리고 싶지 않은 의사는 없다 등을 담았으며 2부에서는 진료실에서 챗지피티, 처음 맞는 어린이날, 의사도 주사 앞에서는 눈물이 찔끔 난다, 소청과 의사의 숙명, 서로 곁에 있어 더 좋은 오늘 등을 기록했다.
강 병원장은 "가장 큰 소망은 아이가 아프지 않은 것, 부모가 가슴 졸이지 않는 것. 진료실을 나선 작은 생명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 밥을 먹고 잠들고,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일어나 평범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 작은 기록이 오늘 밤에도 아픈 아이를 살리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동료들에게, 그리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애태우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이 되길 / 강두철 지음 / 192쪽 / 샘터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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