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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뢰로 촉발된 MDL 문제…"남북 대화 불가능, 유엔사와 우선 협의"
외교안보 장관들, MDL 기준선 일치화 한목소리
방법에선 "속도차"…韓-유엔사 우선 협의 제언도
북한군 지뢰 폭발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MDL(군사분계선) 기준선 정비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북한의 대화 거부로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남북대화 재개만 기다리기보다 한국군과 유엔사의 기준선 차이를 좁히고 현장 대응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외교안보 당국에 따르면 지난 6~7일 외교부·국방부·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서부전선 DMZ(비무장지대) 북한군 지뢰 폭발 사고의 재발 방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여야는 대북 대응 수위를 놓고 맞섰지만 한국군·유엔군사령부·북한이 다르게 인식하는 MDL 기준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다.
장관들의 발언은 해법의 우선순위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MDL 좌표 공동관리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우리 정부가 요청하고 있음에도 북한 측 호응이 없어서 어떤 방법으로 호응해 오도록 할 것인가 그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의장성명·서한 등 외교적 대응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북한에 책임을 물으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협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취지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추가 지뢰 매설 의심 지역에 대해 "유엔사와 함께 공동조사를 해 확실하게 한 이후에 저희가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엔사와 MDL 기준선을 논의하기 위한 TF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과의 대화가 막혀 있어도 정전관리 체계 안에서 위험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같은 날 외통위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MDL 확인을 논의할 수 있다며 "우선 1단계로는 한국이 빠지는 그런 점이 있지만 그것은 상관없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남북·유엔사 3자 협의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남북이 마주 앉기 어려운 현실에서 유엔사와 북한이라도 협의하자는 것이다.
다만 정 장관의 구상은 한국의 참여를 후순위로 미룰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 군의 작전 범위와 국민 안전에 영향을 주는 결정이 한국의 실질적 참여 없이 이뤄진다면 주권적 권한과 당사자 지위가 약화할 소지가 있다. 북한이 남측을 협의 상대에서 배제하는 기조를 굳히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통일부는 정 장관의 발언은 우리 군과 유엔사가 MDL 기준선 일치화 작업을 우선 시행하고 한국의 입장이 반영된 기준선을 토대로 북미가 만나 논의해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단순한 회담 불응을 넘어 모든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6일 성명에서 영토 내 군사주권 행사 문제를 한국과 논의하지 않겠다며 "협상의 방법으로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행사로 주권영역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전관리 차원의 협의 의제를 자신들의 영토주권 문제로 바꾸고, 기준선 확인마저 외부 간섭으로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과의 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유엔사 간 기준선 차이를 좁히는 작업과 북한을 협의로 유도하는 전략이 대두된다. 유엔사의 대북 접촉도 이 공동 입장에 기초하고, 한국이 협의 내용과 후속 조치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에는 영토 협상이 아닌 정전협정 이행과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현장 확인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북측이 호응하기 전까지는 한국군과 유엔사의 공동조사와 위반행위 통지, 장병 보호조치를 지속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조용근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북한이 유엔사와는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유엔사와 MDL 기준선을 일치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우선돼야 하는 작업"이라며 "한국의 기준이 반영된 내용으로 북미 간 군사적 접촉이 이뤄질 경우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MDL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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