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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도 "밤 24도 이하"…레드향 농가, 온도 낮출 해법은?
물·양분 관리도 농가별 처방 필요…피해 저감 효과·농가 비용 함께 따져야
농촌진흥청이 레드향 열매터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설 내부 온도를 낮 31도, 밤 24도 이하로 관리하도록 권고했지만, 농가가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이를 실현하려면 시설 여건별 대안과 소요 비용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진청은 13일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레드향연합회와 함께 레드향 열매터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재배 관리 안내 자료를 제작하고 현장 기술 보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온도·물·토양·양분·나무 관리 등 5개 분야의 핵심 기술을 담았다.
껍질이 얇은 레드향은 열매가 갈라지기 쉬운 만감류다. 농진청에 따르면 평년 15~20% 수준이던 열매터짐 비율은 2024년 38.4%, 2025년 30.6%에 달했다. 올해도 10월 초 기준 약 20%로 집계됐다. 폭염과 열대야, 불규칙한 강수 등이 피해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농진청은 7~10월 천창과 측창을 열고 차광망·송풍팬을 활용해 시설 내부 온도를 낮추도록 권고했다. 열매가 커지는 시기에는 물을 조금씩 매일 공급하고, 나무 밑에 풀을 기르거나 구멍이 있는 피복재를 덮어 뿌리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했다.
그러나 고온을 완화하는 것과 특정 온도 이하를 유지하는 것은 다르다. 환기는 시설 안의 더운 공기를 외부 공기로 바꾸는 방식이다. 송풍팬은 공기의 흐름을 돕지만 냉방장치처럼 공기를 냉각하지는 않는다.
차광망은 햇빛을 줄이는 수단이다. 외부 기온이 높은 밤에는 이런 방법만으로 내부를 24도 이하로 유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농가에는 외부 기온과 시설 조건에 따라 온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울 때 어떤 대안을 선택할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농가가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기상 조건까지 재배 관리만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 관리도 '조금씩 매일'이라는 원칙보다는 '농가별 처방'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필요한 물의 양과 공급 간격은 토양의 물 보유 능력과 배수 상태, 나무 크기와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양을 줘도 밭마다 뿌리 주변에 남는 수분은 다르다.
또 토양수분 기준과 측정 방법, 상태에 따른 물 공급 조절법이 함께 제공돼야 한다. 센서나 자동 관수시설이 필요하다면 설치·유지 비용과 장비 없이 적용할 방법도 제시해야 한다. 칼슘·붕소 공급 역시 토양과 나무 상태를 진단하고 공급량과 시기를 정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달린 열매의 양을 조절하는 대책은 농가 소득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열매 수를 줄였을 때 터짐 피해가 얼마나 감소하고 판매 가능한 과실량과 품질은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중요하다. 피해율이 낮아져도 판매량 감소와 추가 작업비를 고려한 소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농가는 농진청에서 제시한 방법을 선뜻 적용하기 어렵다.
여러 관리기술을 함께 적용했을 때의 효과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농진청 발표에서는 적용 전후 피해율과 농가별 투입 비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농가가 필요한 것은 관리 항목의 나열을 넘어 자신의 시설과 토양 조건에서 어떤 조치를 먼저 하고, 얼마의 손실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지 판단할 근거다.
결국 현장지원은 시설과 토양 상태를 진단하고 농가별 방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장비 보완이 필요하면 비용과 지원 방안을 연결하고, 적용 결과는 판매 가능한 과실량과 농가 소득까지 살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은 농가에 지킬 기준을 알려주는 데서 나아가 그 기준을 지킬 여건을 만드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강석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센터장은 "앞으로 지방정부의 농업기술기관과 농업인 단체 등에 안내 자료를 배부하고 피해가 큰 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기술지원에 나설 계획"이라며 "농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육 단계별 기술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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