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이자도 못 내는 "좀비 기업" 키워"…IMF, 아시아 10개국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가 세계 최대 '좀비 기업' 양산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는 이날 공개한 '글로벌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좀비 기업화'와 이에 따른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은행들이 직면한 위험을 별도 항목으로 다루며 이같이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중국·인도·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개 경제권의 기업 부채 잔액 중 좀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1.4%에 달했다. 이는 10% 미만이었던 2008년보다 약 2배 높아진 것이다.
좀비 기업은 부채가 너무 많아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IMF는 최소 3년간 이익으로 이자 지급액을 충당하지 못한 기업을 '좀비 기업'으로 정의한다. 좀비 기업 대부분은 은행의 상환 유예 등에 의존하고 있어 금융시스템 전반에 위험이 누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신용(대출, 외상거래 등) 비율은 평균 107%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81%에서 크게 올랐다. 또 세계 평균(93%)과 신흥 경제권(99%)보다도 높다.
IMF는 보고서에서 "늘어나는 기업 부채가 갈수록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FT는 "IMF는 특정 국가의 위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분석에서 중국의 좀비 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
"中 정부 정책 지원, '좀비기업' 비중 확대로"
━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연구진은 최근 중국 상장기업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매출이 이자 지급액을 충당할 수 없는 기업의 비중은 2019년 6%에서 2026년 6월 12.5%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평균(6.5%)의 약 2배다. 세계 평균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에 소폭 변동했지만 2018년 이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나티시스 연구진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 기업을 우대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자국 기업의 급속한 성장은 뒷받침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 되지 못했다"고 짚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연간 영업수익 2000만위안(약 40억260만원) 이상인 기업 가운데 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29.33%였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도 앞서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좀비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여러 측면에서 현재 중국의 상황은 1980~1990년대 일본과 닮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댈러스 연은은 "(당시 일본에서는) 국내 저축에 힘입은 민간 부채의 급증 이후 좀비 대출이 나타났다"며 "좀비 대출은 자본의 비효율적 배분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특히 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보호받는 산업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IMF는 남미, 유럽, 아프리카의 좀비 기업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IMF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이들 지역에서는 평균적으로 기업 8곳 중 1곳만 좀비 기업이었고, 이들 기업의 부채는 소수의 대형 차입 기업에 집중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