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70% 찼다"…당국 경고에도 은행채 발행 가속페달
금리상승·삼전닉스 자금 이탈 대비 하반기 속도↑
연말 49조 만기도래 앞둬 발행 증가세 이어질듯
금융당국이 연말 은행채 수급 쏠림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냈음에도 은행들이 오히려 발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금리가 더 높아지기 전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하반기 들어 3개월 만에 발행량이 상반기의 70% 수준에 도달했다. 연말까지 만기도래를 앞둔 은행채가 50조에 육박하는 만큼 차환 발행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초 은행들을 대상으로 4분기 채권 발행계획을 제출받았다. 앞서 연말 채권시장 발행 쏠림을 경계하는 당부 메시지를 전달한 뒤 이어진 후속조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에서 "4분기 은행채·여전채 등의 발행규모 및 만기구조를 사전 점검하고 금리 상승기 금융권의 자산건전성, 유동성 대응여력 및 자금조달 구조 등을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달 9일 기준 올해 은행채 발행량은 201조788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131조1200억원)의 1.5배를 넘어섰다. 특히 하반기 들어 약 3개월간 은행들이 찍어낸 은행채는 83조980억원으로 상반기 발행액(118조6900억원)의 70%에 달한다.
월별로 보면 9월에는 26조4180억원으로 올해 들어 발행량이 가장 많았다. 당국의 메시지가 나온 이후인 10월에도 5영업일만에 약 8조원 가까이 발행이 쏟아지며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 신한, KB국민, 전북은행 등 4곳이 이미 상반기 발행량을 넘어섰다. 이중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약속한 발행한도를 소진했다. 하나은행과 iM뱅크, 수출입은행도 상반기 발행액의 90%를 초과했다.
당국이 시장 불안정성을 우려해 물량 조절을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서둘러 채권을 찍어내는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추가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서다. 은행채 1년물과 5년물 금리는 작년 말 대비 1.176%포인트(P), 0.848%P 씩 뛰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비용 부담은 늘 수밖에 없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일부 은행은 하반기 대기업 수신자금의 이탈이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예치해둔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자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미리 조달했다는 설명이다.
연말까지 발행 수요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도를 일찍이 소진한 국민은행은 연말 발행계획을 6조원 증액해 새로 신고했다. 신한·하나·전북은행 등은 하반기 들어 1년치 발행 계획을 공시하고 한도를 새로 부여받았다.
무엇보다 연말 만기 도래하는 물량이 상당하다. 올해 4분기 만기도래하는 은행채는 69조1823억원으로 집계된다. 11~12월 두 달간에만 총 49조9360억원어치의 만기가 끝난다. 실제로 지난해 패턴을 봐도 11월에 발행량이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성 조달 만기들이 많아서 선제적으로 10월초부터 발행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백지현 기자 jihyun1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