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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 중요한 "알 권리"…우유 원산지 표시, 외식 전반으로 확대해야
먹거리를 선택할 때 소비자가 가장 먼저 가져야 할 권리는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특히 매일 마시는 우유와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이라면 '원산지'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기본적인 정보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식 현장에서 우유의 원산지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았다. 가격·메뉴 정보는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정작 음료·식품에 사용된 우유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가 자신의 기준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가격·브랜드뿐 아니라 원료에 대한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산 멸균우유가 소비자가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판매되는 건 물론, 카페·음식점 등 외식 현장에서도 사용된다. 가격은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우유는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인 만큼 가격만으로 선택하기보다 원산지와 제품의 특성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국산 우유와 수입산 멸균우유는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소비자가 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자신의 기준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소비자가 직접 우유를 구입할 때와 달리 카페나 음식점에서 음료와 식품을 통해 우유를 접할 때는 어떤 원산지의 우유가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2024년 카페·디저트 전문점 6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런 현실이 나타났다. 우유 원산지 미표시율은 37.3%에 달했으며, 특히 수입산 멸균우유를 사용하는 카페 가운데 원산지를 표시한 곳은 1.6%에 그쳤다. 소비자가 자신이 마시는 음료에 사용된 우유가 국산인지 수입산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아무리 소비자가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제품을 선택하려 해도 정작 필요한 정보가 없다면 그 선택은 가격이나 브랜드 등 제한된 기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우유 원산지 표시제 도입을 위해 연내 적용 범위와 대상 업종 등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점은 소비자의 알 권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원산지 표시가 이뤄지면 소비자는 자신이 마시는 음료나 먹는 식품에 어떤 원산지의 우유가 사용됐는지 확인하고, 국산 우유와 수입산 멸균우유를 구분해 자신의 기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소비자의 몫이지만, 적어도 그 선택에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소비자의 알 권리가 카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유는 음료뿐 아니라 빵과 디저트, 각종 음식에도 폭넓게 사용돼 소비자가 우유를 접하는 공간도 다양하다. 카페에서 우유의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베이커리·음식점에서도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우유를 사용하면서도 업종에 따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달라진다면 알 권리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번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적용 대상을 카페에 한정하지 않고 우유를 사용하는 다양한 외식업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도 우유를 선택할 때 가격만 살피기보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확인하는 습관을 지닐 필요가 있다. 마트에서 우유를 구입할 때는 'K-MILK 인증마크'를 통해 국산 우유 여부를 확인하고, 카페·베이커리·음식점을 이용할 때는 원산지 표시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특정 제품을 일률적으로 선택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국산 우유와 수입산 멸균우유의 차이를 알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한 뒤 자신의 기준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자는 의미다.
원산지 표시는 단순히 표시 하나를 추가하는 데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가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알고, 필요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기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장치다. 특히 우유처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식품이라면 가격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원산지와 제품의 특성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제도 마련을 계기로 카페뿐 아니라 베이커리·음식점 등 다양한 외식 현장에서도 우유의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소비자는 국산 우유와 수입산 멸균우유를 구분해 자신에게 맞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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