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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원 절반, 장비 40% 이상 내구연수 초과…임금 미지급도 15.8억

전국 지방의료원 절반가량이 보유 의료기기의 40% 이상을 내구연수가 지난 상태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을 전부 또는 일부 지급하지 못한 의료원도 4곳에 달했다. 지역 공공의료 기반 약화에 대한 국회 지적에 국립중앙의료원은 그동안 지원 역할이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립중앙의료원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지방의료원 운영 현황을 제시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의료원 35곳 중 17곳(48.5%)은 보유 의료기기의 40% 이상이 내구연수를 초과했다. 내구연수를 넘긴 의료기기 비중이 40% 이상 50% 미만인 곳은 8곳, 50% 이상 60% 미만은 6곳, 60% 이상 70% 미만은 2곳이었다. 보유 장비의 80% 이상이 내구연수를 넘긴 의료원도 1곳 있었다.
임금 등 미지급·일부지급 사례도 확인됐다. 이 의원이 제시한 국립중앙의료원 국감 자료에 따르면 속초·삼척·순천·강진의료원 등 4곳의 관련 금액은 총 약 15억7900만원이었다.
이 의원은 지방의료원을 '풀뿌리 공공의료'로 규정하고 "양적으로 부족한 숫자를 넘어서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공공의료 비중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이 의원이 제시한 2024년 공공의료 비중 자료에서 한국은 기관 수 기준 5.3%, 병상 수 기준 9.3%였다. OECD 평균은 각각 52.3%, 70.9%였다.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공공병원 확충보다는 민간병원, 그리고 민간병원의 공공병원 역할을 많이 중시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방의료원의 의료손실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의원이 질의에서 제시한 의료손실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1186억원에서 2024년 5099억원, 2025년 5602억원으로 늘었다.
이 의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재난과 초고령사회 진입, 인구소멸지역의 의료 수요 등에 대응하려면 지역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료의 역할을 수익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재정 지원에 대한 접근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일정한 적자를 국가재정이나 지역재정이 감당하면서 지역 공공의료 자체를 발전시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영난은 앞으로 점점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지방의료원, 즉 지역거점 공공병원들이 사실 무너지고 있다"며 "여기를 지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부분도 있고, 국립중앙의료원의 그동안 역할이 부족했던 부분도 있다고 솔직히 시인한다"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와 의정갈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한 데 더해 지방의료원별로 지역 의료 수요와 진료 역량, 경영 여건 등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방의료원의 진료·운영 현황과 경영 여건을 평가·분석해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연구 기능을 넘어 지방의료원이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원장은 "단순한 지원보다는 의료원이 속한 지역 여건에 맞게 맞춤형 개선 방향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다"며 "거기에 맞춰 기술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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