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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엉터리 논문" 걸러낼 장치 없었다…이주희 "AI 표시제 필요"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로 수행된 논문에서 참고문헌 40여개 중 17개에 오류가 발견돼 논문이 철회됐지만 한국연구재단은 게재 과정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연구재단 등 과학기술 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홍원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국가과제로 수행된 논문과 참고문헌은 외부 논문에 게재되기 전까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며 연구성과 검증체계 강화를 요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문제가 된 논문은 중국 우주산업 생태계를 다룬 것으로, 중국의 '제14차 국가안과보건 5개년 계획' 고시처럼 논문 주제와 무관한 자료가 참고문헌으로 인용됐다. 참고문헌 40여개 가운데 17개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해당 논문은 8억8000만원이 투입된 국가 연구과제의 실적 논문이었다.
논문은 지난해 3월 KCI 게재가 확정됐지만 같은 해 12월 한 조교가 오류를 발견할 때까지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후 학회 윤리위원회가 위반 판정을 내렸고 올해 6월 최종 게재가 철회됐다. 이 의원은 "논문이 KCI에 등재될 때까지 아무도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학회 편집 시스템이 아니라 한 사람에게 맡겨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재단의 자체 검증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연구윤리 확보지침상 소속 기관이 일차적인 검증 책임을 지지만 일정한 경우 연구재단이 직접 조사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최근 3년간 재단의 직접 검증 실적을 확인한 결과 '해당 사업 없음'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검증은 기관의 몫이고 재단은 무방비로 손 놓고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홍원화 이사장은 "이 건이 AI를 활용한 연구부정행위의 첫 번째 발견 사례인 것 같다"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이런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단순한 가이드 배포나 교육을 넘어 관련 지침과 내부 검증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특히 국가 연구과제의 AI 활용 표시제 도입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AI를 어느 정도 활용했는지, 연구자가 얼마나 직접 검증했는지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자는 취지다.
이 의원은 "국가연구과제 AI 활용 표시제에 대해 정책용역을 수립하고 진행 상황을 의원실에도 보고해 달라"며 "실적 논문에 대한 검증체계도 확실하게 마련해 달라"고 했다. 홍 이사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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