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약 대신 블루베리"…가짜 전문가 건강정보, 적발해도 조치 없어

온라인 플랫폼에서 전문가를 사칭하며 약 복용 중단 등을 유도하는 잘못된 건강정보가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발견한 뒤 삭제·차단으로 이어지는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직접적인 행정처분 권한과 인력·예산에 한계가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정감사에서 "광고가 아닌 일반 건강정보 부분에는 규제 공백이 있는 것 같다"며 잘못된 건강정보에 대한 검증과 후속 조치 강화를 요구했다.
박 의원이 개발원 자료를 토대로 제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유튜브의 '노인 건강' 관련 조회수 상위 영상 100건 중 인공지능(AI) 제작 영상은 42건이었다. 전문가 사칭 영상은 24건인 반면 실제 전문가가 출연한 영상은 6건에 그쳤다.
별도로 AI 활용 노인 건강정보 채널 55개의 대표 영상을 모니터링한 결과에서는 50건(90.9%)이 AI로 생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영상·사진을 활용했다. AI 사용 표시를 확인하기 어려운 영상도 29건(52.7%)이었다.
박 의원은 AI 활용 자체보다 전문가를 사칭하면서 잘못된 의료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정 제품을 홍보하지 않으면서도 '냉동 블루베리를 먹으면 당뇨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거나 '위장약 대신 따뜻한 물을 마시라'는 식의 내용이 유통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런 영상을 믿고 고령층이나 의학정보에 밝지 않은 환자들이 임의로 약을 줄이거나 진료를 포기·지연한다면 국민 보건에 상당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건강정보 수집과 검증 실적도 문제로 지적됐다. 개발원의 전체 정보 수집 건수는 2024년 28만7306건에서 지난해 7만235건으로 약 75.6% 감소했다. 내용 검토 대상도 같은 기간 6만8878건에서 1만2357건으로 줄었다.
김 원장은 "플랫폼별 공식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제공 범위와 이용정책 제한으로 원문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며 "일부 플랫폼과 협의가 진전되고 있지만 공식적인 협력 채널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집한 정보 가운데 우선 검증 대상으로 선정한 사안도 전문가 확인을 충분히 마치지 못했다. 2024년에는 우선순위로 선정한 30건 중 28건의 사실 확인을 완료해 완료율이 93.3%였지만, 지난해에는 52건 중 20건으로 38.5%에 그쳤다.
박 의원은 "자체적으로 선정한 우선순위 52건 중에서도 20건밖에 못 했다"며 "사업 운영 방식의 문제인지, 인력·예산 부족 때문인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원장은 "인력이나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기술을 활용해 대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우선 검증 대상의 사실 여부 확인이 완료되지 않은 개별 사유에 대해서는 별도로 파악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잘못된 정보를 발견한 뒤 실효적인 조치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발원이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적절한 온라인 건강정보 발견 이후 삭제·차단·이첩 등 조치 실적은 없었다. 대신 건강정보 게시물 가이드라인을 발간·배포해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해왔다.
김 원장은 "현재는 자율적인 수정·삭제 요청이나 가이드라인 배포 정도"라며 "직접적인 행정처분 권한에 한계가 있고 법체계에도 공백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신고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아직 신고까지 가지 않았고 자율적인 수정 제안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국민건강증진법상 광고 규제와 별개로 국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잘못된 건강정보에도 시정을 요구하거나 금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