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 빨대" 정면돌파 추미애 "실수 질타 감수…기형적 재정 고치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 도중 불거진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과 관련해 일선 소방공무원들을 직접 만나 고개를 숙였다. 소방노조는 추 지사의 사과를 수용하고 열악한 소방 재정과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추 지사는 20일 오후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추 지사는 "표현상 잘못된 단어로 마음의 상처가 컸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즉각 사과할 경우 자칫 소방 재정의 구조적 문제라는 본질까지 봉합될까 봐 답답했고, 갑작스러운 화재 순직 사고 현장에서 저의 설화가 시빗거리가 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기형적인 소방 예산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추 지사는 "2020년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이 재정의 90%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며 "당장의 대안으로 일몰되는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를 소방안전교부세로 전환하자고 시도지사협의회에 제안했지만, 근본적으로는 금연을 장려하면서 소방재원을 담배세에 연동시키는 구조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수를 한 저를 얼마든지 질타하셔도 좋으니 중앙정부가 별도 재원을 발굴해 소방에 책임 있게 투자하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던 노조 측도 추 지사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권영각 전공노 소방본부장은 "현장 소방관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해 주셔서 고맙다"며 "지사님이 추구하는 소방 재정 확충의 길에 노조도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현장의 고질적인 인력난과 열악한 노동환경 해결을 강하게 주문했다. 권 본부장은 고 김진석 소방위 순직과 관련해 "지사님 발언 때문이 아니라 소방의 고질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이어 "장비를 운용할 사람이 없어 2인 구조대가 유지되는 곳이 많고, 경찰이 4~5교대로 전환하는 동안 소방은 여전히 주 72시간 3교대 근무에 묶여 있다"며 인력 충원과 근무시간 단축을 촉구했다.
박진규 경기소방지부장 역시 "내근 행정 업무를 보는 소방관들이 야근할 때나 직원들이 교육훈련을 갈 때 식비가 안 나와 사비로 밥을 사 먹고 있다"며 "밥은 먹이면서 일하게 하는 등 사소한 현장 처우부터 꼼꼼히 챙겨 세계 최고 수준의 소방 조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경기=이민호 기자 leegija@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