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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출고량 조정 1년째…"환자 가족이 헌혈자 모집, 심각한 문제"

혈액 공급 부족의 부담을 환자와 가족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의료기관별 적혈구제제 출고량을 조정하는 '권장 출고'가 약 1년간 이어지면서다. 실제 혈액 재고와 긴급 수혈 수요를 반영하도록 배분체계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헌혈자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적십자사를 상대로 "일반적인 공급 부족을 환자나 환자 가족의 헌혈자 모집으로 메우고 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치료받기도 벅찬 환자와 가족이 지인에게 연락하고 온라인에 사연을 올려 헌혈자를 구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의료기관별 적혈구제제 출고량을 조정하는 권장 출고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1년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적혈구제제 보유량은 전체 2.8일분, A형은 1.6일분으로 위기 단계상 각각 '주의'와 '경계'에 해당했다.
전 의원은 "어떻게 대응했기에 일시적인 조절 수단이 1년씩이나 장기화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회장 직무대행은 "권장 출고가 장기화된 점에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의정갈등 문제가 해결되면서 의료기관의 혈액 사용량이 단기간에 4.5% 이상 늘어난 반면 헌혈자 수 증가 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장기간 출고 조정이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기존 대응을 점검하고 권장 출고 시행 기준과 의료기관 간 배분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직무대행은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지정헌혈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지정헌혈은 특정 환자에게 수혈하기 위해 헌혈하는 방식으로, 전 의원이 제시한 올해 1~9월 지정헌혈 건수는 3만5197건이었다.
전 의원은 의학적 사유로 지정헌혈이 필요한 경우와 일반적인 혈액 공급 부족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와 가족이 직접 헌혈자를 모집하는 데 의존하면 인맥이 적은 환자가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기관의 실제 혈액 재고를 파악하는 정보체계도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부족한 공급량을 전제로 한 출고 실적이 다음 배분의 근거가 되면 공급 부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직무대행은 혈액수급관리체계(BMS)를 통해 국내 약 2750개 의료기관의 혈액 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이 정보가 실제 재고를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영하는지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전 의원은 의료기관별 혈액 보유량과 환자별 수혈 필요성을 적시에 반영하도록 정보의 정확성과 활용체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급 수요 확인부터 기관 간 재고 조정과 운송까지 연결하는 우선순위 관리체계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전 의원은 헌혈자 확보를 위해 단기 홍보를 넘어 지속 가능한 중장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규·반복 헌혈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부족한 혈액형에 대응하되 헌혈자의 건강과 자발성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다.
전 의원은 "수급 악화의 책임을 현장 직원들의 무리한 헌혈 목표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권장 출고 개선을 포함한 혈액 수급 안정화 실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박 직무대행은 "알겠다"고 답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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