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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2일 11:45 박정호


영풍·MBK, 고려아연 주주대표소송 1심 패소에 “즉각 항소”


법원, 자사주 공개매수 관련 이사진 경영 판단 재량 인정
영풍·MBK “1조6000억원 이상 차입…회사에 8300억원 넘는 손해”
유상증자·펀드 투자 문제도 제기…상급심서 위법성 규명 방침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1심 패소하자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경영권 유지를 위한 자사주 공개매수로 회사에 막대한 차입 부담을 지우고 주주가치를 훼손한 행위를 이사의 경영 재량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영풍·MBK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1심 선고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은 이사의 광범위한 경영 재량권과 외형적인 절차 이행만을 앞세운 나머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재무 건전성과 주주가치에 미친 실질적 해악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이날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약 837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법률 자문 등 검토를 거친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이사의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측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약 2조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하며 1조6000억원 이상을 차입한 점을 문제 삼았다.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해 회사에 83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쳤고, 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았던 재무구조도 차입금이 현금을 웃도는 순차입 상태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영풍·MBK는 이러한 결정이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회사의 미래 성장에 쓸 자금과 재무적 여력을 희생한 만큼, 이사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선관주의의무에 부합하는 경영 판단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추진한 일반공모 유상증자도 비판했다. 양측은 고려아연이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2조원 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은 경영권 방어 비용을 일반 주주에게 넘기려 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공개매수 도중 유상증자를 준비하고도 이를 시장에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을 위해 쌓아둔 특정목적 임의준비금을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사주 취득 재원으로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아울러 최 이사 측이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 690억원이 후속 투입돼 약 650억원의 원금 손실 위기를 초래했다며 내부통제와 이사회 기능을 비판했다.

영풍·MBK는 “이사의 경영 판단 재량권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행사될 때에만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상급심에서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이사진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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