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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2029년까지 D램·HBM 사실상 완판"…AI 메모리 슈퍼호황 장기화
2027~2028년 생산능력 50% 이상 장기공급계약 확보 HBM 고객 주문량 공급능력 2배 넘어…공급 부족 지속 전망 4분기 HBM4 출하·매출 비중 HBM3E 추월…내년 수익성 개선 자신 용인·M17 단계적 투자…과잉 공급 막고 안정적 성장 기반 구축

SK하이닉스가 2029년까지 3년간 생산할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사실상 완판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메모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3년간의 판매 물량이 사실상 정해진 셈이다. AI 투자 둔화와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에도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메모리 슈퍼호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28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미 확보한 장기공급계약(LTA) 물량과 현재 고객사들과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수요를 종합하면 2029년까지 향후 3년 동안 D램과 HBM 물량은 사실상 모두 솔드아웃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의 중인 물량 역시 고객의 구체적인 구매 계획에 기반한 것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수요"라며 "중장기 판매 가시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장기공급계약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 기반을 확보하면서 나머지 생산능력은 시장 상황과 차세대 제품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단기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던 기존 메모리 사업을 장기 계약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HBM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고객의 요청 물량은 당사가 공급 가능한 물량의 2배를 상회할 정도로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HBM 적층 단수를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도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HBM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객은 제한된 물량으로 더 많은 AI 가속기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적층 단수를 낮춰 동일 용량 기준으로 확보 가능한 HBM 제품 수를 늘리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제품의 양산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HBM4가 출하 물량과 매출 비중 모두에서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HBM4의 양산 수율은 당초 계획을 웃돌아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으며, 전공정과 후공정 모두 업계 최상위 수준의 수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속 제품인 HBM4E는 2분기에 샘플 공급을 완료했다. 현재 고객 일정에 맞춰 개발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별 AI 시스템과 작업 특성에 최적화한 맞춤형 HBM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HBM4 비중 확대와 가격 상승, 양산 수율 및 원가 경쟁력 개선이 맞물리면서 HBM 매출과 이익이 올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 역시 과거 반도체 호황기의 정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주요 빅테크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실제 매출 증가로 연결되고 있고, 투자 주체도 기존 하이퍼스케일러에서 일반 기업과 국가 차원의 소버린 AI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80% 증가했고, 클라우드 수주잔고도 2~5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회사는 "AI 투자와 수요 강도는 실제 사업 성과와 투자 주체의 다변화를 기반으로 충분히 견조할 것"이라며 "메모리 시장에서도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메모리 공급 부족이 무분별한 증설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M17 등 신규 생산시설의 건설은 앞당기되 실제 공급 증가로 연결되는 장비 반입과 클린룸 가동은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HBM 등 고성능 메모리 비중이 높아지고 공정이 복잡해지면서 투자 증가가 과거처럼 곧바로 생산량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기반 인프라는 중장기 수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장비 반입과 양산 확대 등 실제 공급 증가로 연결되는 핵심 자원은 수요에 따라 조정할 것"이라며 "실제 생산능력은 수요와 수익성에 맞춰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보다 실적을 뒷받침하는 사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곽 사장은 "그동안 기술 경쟁력으로 쌓아온 고객의 신뢰가 장기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중장기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며 "과거와는 다른 성장의 가능성이 구체적인 산업 구조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확대 방침도 재확인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하는 대신 올해 실현한 키옥시아 투자 수익의 대부분을 특별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주주환원 재원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오늘의 HBM 등 메모리 경쟁력을 차세대 제품으로 이어가고, 사업의 성장과 투자 성과가 커지는 만큼 주주들과 나누는 결실도 함께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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