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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0일 15:08 이상민


“머릿속으로 ‘가’ 외치자 비눗방울이 둥둥”…BCI 기술 현장서 시연


캐나다 BCI 기업 비침습형 BCI 기술 선보여
뇌파 헤드셋으로 조명·음악·비눗방울 기계 제어






“가, 가, 가(Go, go, go).”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 행사장. 무대에 오른 한 참가자가 뇌파 측정 헤드셋을 착용하고 머릿속으로 특정 단어를 반복하자 조명이 켜졌다. 이어 음악이 흘러나오고 비눗방울 기계가 작동하면서 무대에 비눗방울이 날렸다. 손으로 버튼을 누르거나 음성 명령을 내리지 않고 오직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만으로 외부 기기를 제어한 것이다.

이날 시연을 진행한 디온 켈리 포시빌리티 뉴로테크놀로지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켈리 CEO는 “사람이 기술에 적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에게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CI는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분석해 컴퓨터나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처럼 뇌에 칩을 이식하는 침습형과 달리 비침습형은 수술 없이 머리에 착용하는 장치로 뇌 신호를 측정한다. 침습형보다 정밀한 신호 해독에는 한계가 있지만 수술이 필요하지 않아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참가자가 착용한 헤드셋에는 양쪽 귀와 이마에 총 4개의 센서가 부착돼 있었다. 시스템은 사용자가 편안하게 쉬는 상태와 특정 행동을 의도하는 상태의 뇌 신호를 각각 학습했다. 휴식 상태를 18초간 측정한 뒤 머릿속으로 ‘가’를 반복하는 신호를 학습하는 등 전체 보정 과정은 36초 만에 끝났다. 이후 사용자의 뇌 신호가 설정된 기준값을 넘으면 연결된 기기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켈리 CEO가 기술 개발에 집중한 이유는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앞선 발표에서는 사지마비형 뇌성마비를 앓는 10세 소녀 클레어의 사례가 소개됐다. 클레어는 출생 과정에서 산소가 부족해 뇌졸중으로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말을 할 수 없었으며 눈의 움직임도 자유롭게 제어하지 못해 기존 시선추적 장치를 사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BCI를 사용하면서 일상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생각만으로 조명을 켜는 데 성공했고 이후 학교에서 읽을 책을 고르거나 가족과 게임을 즐기고 파스타 제면기를 작동시키는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캐나다의 날 퍼레이드에서는 생각으로 개조된 차량을 운전하며 행렬을 이끌기도 했다.

켈리 CEO는 클레어가 어머니가 믹서기 뚜껑을 열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부러 기기를 작동시켜 내용물을 천장에 튀게 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 기술은 단순히 활동에 참여하는 수단을 넘어 클레어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술 상용화의 핵심 과제는 사용 편의성이다. 켈리 CEO에 따르면 BCI의 의사소통 속도와 제어 정확도는 발전했지만 복잡한 설치 과정과 긴 훈련 시간이 실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어린이나 보호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정 시간을 줄이고 사용자에 따라 작동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켈리 CEO는 2016년 캐나다 앨버타 어린이병원에서 소아 BCI 연구를 시작했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정용 시스템 개발을 확대했다. 이후 2022년 포시빌리티 뉴로테크놀로지를 설립해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단 하나의 생각으로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며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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