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하기   닫기 www.38.co.kr
2026년 11월 01일 15:11 김범근


코스피 한 달 새 16% 급락…월간 하락률 역대 7위


올해 급락·급등 기록 6차례, 사이드카 55회 역대 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두 배 많아…AI 수익성 우려 지속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기록적인 급등락을 반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는 16% 넘게 떨어져 역대 일곱 번째로 큰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55회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두 배를 넘어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딸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6838.04에서 5730.74로 16.19% 하락했다. 역대 월간 하락률 기준 일곱 번째로 큰 낙폭이다.

지난달 20거래일 가운데 상승 마감한 날은 8거래일에 불과했다. 하락한 날의 일평균 낙폭은 3.0%에 달했지만 상승한 날의 평균 상승률은 2.44%에 그쳤다.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매도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지수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증시를 짓누른 주요 요인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미국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신용위기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메타와 알파벳,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현금흐름 악화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AI 관련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비를 실제 이익으로 회수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올해 코스피의 변동성은 과거 금융위기와 비교해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역대 월간 하락률 상위 7개 기록 가운데 3개가 올해 발생했다. 7월 22.19% 급락해 역대 세 번째 낙폭을 기록했고 3월에는 19.08% 떨어져 다섯 번째에 올랐다. 지난달 하락률 16.19%까지 더하면 올해에만 세 차례 역대급 급락장이 나타났다.

과거 최대 하락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의 27.24%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에는 23.13% 떨어졌다. 1998년 5월과 1990년 4월에도 각각 21.17%, 18.10% 하락했다.

반대로 급등 기록도 올해 집중됐다. 지난 4월 코스피는 30.60% 상승해 역대 월간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5월에는 28.44% 올라 4위, 1월에는 23.97% 상승해 6위에 올랐다.

올해 첫 10개월 중 6개월이 역대 월간 상승률 또는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전면적인 경제 충격 없이도 지수가 극단적인 등락을 거듭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증시 급등락에 시장 안정 장치인 사이드카 발동도 급증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총 55회 발동됐다. 한국거래소가 현행 발동 기준에 따라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후 연간 최다 기록이다.

종전 최다였던 2008년 26회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7회와 비교하면 약 8배에 달한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기준가격보다 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발동된다. 프로그램 매매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해 선물시장 급등락이 현물시장으로 확산하는 충격을 줄이는 장치다.

변동성 확대의 배경도 시기별로 달랐다. 상반기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3월 급락장이 나타났다. 7월에는 AI 거품론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청산 여파가 겹치며 지수가 크게 흔들렸다.

증권가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증시 방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한국시간으로 이달 3일 애플을 시작으로 4일 AMD, 5일 ARM과 퀄컴, 18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최근 시장 조정은 막대한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와 이를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재평가”라며 “금리와 AI 관련 신용스프레드가 동시에 안정되는지가 기술주 반등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프린트하기   닫기 www.38.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