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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법 개정안, 소위 넘었지만 쟁점 여전…5일 전체회의 분수령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연내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과 독립 감사기구 신설이 골자다. 다만 농협의 자율성 침해와 의견수렴 부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최종 처리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농협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오는 5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날 의결은 여당 주도로 이뤄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항의하며 의결 전 퇴장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중앙회장 선출 방식과 감사체계 개편이다. 현재 전국 1100여개 회원조합의 조합장이 선출하는 중앙회장을 2028년 선거부터 약 187만명의 조합원이 직접 선출하는 내용이 담겼다.
선거비용 절감과 중앙회·조합 간 연계성 강화를 위해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중앙회장과 조합장을 함께 선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감사기구는 우선 중앙회 내 분사로 운영한 뒤 2년 안에 범농협 체계 내 독립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주요 쟁점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의 이견이 여전해 최종 처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와 여당은 농협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과 내부통제 부실을 해소하려면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수 조합장에게 집중된 중앙회장 선출권을 조합원에게 돌려줘 민주성을 높이고 감사기구의 독립성을 강화해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국민의힘은 직선제의 법률적 정합성과 정부의 농협 관여 확대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중앙회의 회원은 개별 조합원이 아닌 지역 농·축협인 만큼 회원조합의 대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감사기구에 정권과 가까운 시민단체 인사가 참여할 경우 농협의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소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감사권과 인사권을 통해 농협에 대한 정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관치농협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 추천 인사가 주요 인사추천기구에 참여하고 외부 추천 인사가 감사기구에 진입하면 협동조합의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며 전체회의 상정 중단을 요구했다.
농업계에서도 충분한 의견수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농협 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사전 논의와 공감대 형성 없이 정치권 주도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며 폭넓은 공론화와 충분한 숙의 절차를 촉구했다.
한농연은 대안으로 조합 총회에서 조합원의 의사를 바탕으로 중앙회장 후보를 결정하고 해당 후보에게 조합의 표를 행사하는 간접선거제를 제시했다. 감사체계 역시 별도 법인을 신설하기보다 기존 조직과 인력을 활용해 중앙회 내 독립적인 감사기구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의 다음 관문은 오는 5일 농해수위 전체회의다. 이후에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직선제와 감사기구 개편을 둘러싼 이견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남은 입법 절차의 관건이다.
법안 처리 속도는 후속 개혁 일정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는 1차 개혁 입법을 마무리한 뒤 중앙회 권한 분산과 경제사업 활성화 등을 담은 2차 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가 길어지면서 발표도 미뤄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차 개혁 입법이 원활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지원할 것"이라며 "2차 개혁안은 관계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입법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수현 기자 lif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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