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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3일 18:00 김범근


실적보다 무서운 AI 투자비 청구서…코스피, 하루 만에 3.59% 급락


코스피 3.59% 급락…6거래일 중 4차례 3% 이상 등락
美 빅테크 호실적에도 AI 투자 수익성 우려 확산
외국인 1조7368억원 순매도…삼전닉스 동반 급락




국내 증시가 미국발 AI 투자 불안에 다시 급락했다. 미국 빅테크의 호실적에도 막대한 AI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진 탓이다. 시장의 관심은 실적 성장에서 투자 수익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전날 반등분을 하루 만에 반납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0.29포인트(3.59%) 내린 5648.79에 거래를 마쳤다. 2일 2.24% 상승하며 5800선을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5600선으로 밀렸다.

최근 코스피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28일 각각 3.09%, 6.63% 급등했지만 29일 1.24%, 30일 3.48% 하락했다. 이달 2일 미국 반도체주 급락에도 2.24% 반등했지만 이날 다시 3.59% 밀렸다. 최근 6거래일 중 3% 이상 등락한 날만 4차례다. 미국발 충격에 반등과 급락이 교차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날도 미국 AI 산업의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국내 증시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의 관심은 매출과 이익 증가에서 대규모 설비투자의 회수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실적은 양호하다. 애플의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1144억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133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팔란티어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23억13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AI 인프라에 투입한 막대한 자금을 언제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오라클의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도 우려를 자극했다. 오라클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약 200억달러 규모의 주식·채권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8.8% 급락했다.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를 늘리는 동시에 빅테크의 자금 부담을 키우면서 향후 설비투자 둔화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AI 인프라 투자는 초기 자금 투입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도 길다. 서비스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투자에 따른 현금 유출이 더 빠르게 늘면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빅테크의 투자 속도가 둔화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장기 수요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1.07%,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37% 하락했다. AMD(-7.52%)와 인텔(-8.83%), 마이크로소프트(-2.83%) 등이 약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투톱이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4.15% 내린 21만9500원, SK하이닉스는 5.03% 하락한 13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수급 개선 기대에도 미국 빅테크의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압박했다. 당장의 실적 개선보다 향후 AI 투자 규모가 유지될 수 있는지가 주가를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거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368억원, 기관은 364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조735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간 3조7362억원을 순매도 하고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의 잇따른 자금조달 소식에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경계감까지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지만 기업들의 실적 개선 흐름까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후 조정이 다시 나오더라도 그 형태는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 쪽으로 베이스 경로를 상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AI 인프라주뿐 아니라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높은 지주사와 산업재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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