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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5일 11:27 박미주 기자


"아픈 언니 챙기던 속 깊은 막내딸"…8명에 새 새명 주고 떠나



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전수연씨(22)가 지난 2월23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심장과 폐, 간(간 분할),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기증했다.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전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에 이르렀다. 평소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장기를 기증하자고 이야기해 왔던 전씨의 부모는 상의 끝에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했다.

전씨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속 깊은 막내딸이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투병해 온 한 살 터울의 언니를 위해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양보하고,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머니 정영순씨는 "언니가 아프다 보니 수연이가 일찍 철이 들었다. 가족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나에게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딸이었다"라고 말했다.

전씨는 다양한 꿈을 품고 미래를 준비하던 청년이었다. 학창 시절 제빵을 배우고,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손재주가 뛰어났다. 최근에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후 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해 간호사가 되는 게 목표였다.

가족과 이루고 싶은 소망도 있었다. 어머니와의 전국 일주, 훗날 자신의 결혼식에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것 등이었다. 아버지에게 "결혼할 때 손잡고 들어가야 하니까 오래 살아야 한다"고 당부하던 딸이었다.

어머니 정씨는 딸에게 "수연아,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여기서 못 했던 것들 마음껏 펼치면서 행복하게 지내. 언니 걱정도, 엄마 아빠 걱정도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엄마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간호사가 되어 아픈 이들을 돌보고 싶어 했던 꿈을 다 펼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8명에게 희망을 전했다"며 "깊은 슬픔 속에서도 딸의 뜻을 이어 생명나눔을 결정해 주신 유가족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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