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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6일 17:15 한성주


12년간 국내 장기이식 2만5000여건 분석…“장기 활용·안전성 높여”


국립보건연구원·한국장기이식연구단 공동 간담회 개최
국가장기이식코호트사업, 2만4813 사례 데이터 구축
한국형 신장 이식 지표 ‘K-KDPI’ 2021년 실제 도입
고령·B형간염 공여자 간 이식 가능성 확인






정부와 학계가 국내 장기이식 환자들의 임상 정보·예후를 총망라한 대규모 데이터를 구축했다. 부족한 기증 장기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한국형 지표를 마련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국립보건연구원과 한국장기이식연구단(KOTRY)이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가장기이식코호트사업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국가장기이식코호트사업은 국립보건연구원이 KOTRY와 2014년부터 추진해 올해로 12년 차를 맞았다. 사업은 이식 장기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국내 장기이식을 활성화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 등에 따르면 국내 뇌사 장기기증자는 2023년 483명에서 지난해 370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국내 이식 대기 중 사망한 환자는 2909명에서 3152명으로 늘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양재석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장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에선 하루 평균 8.5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한다”라며 “극심한 장기 부족 상황에서 최대한 효율적인 분배와 활용 방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한정된 이식 장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여자와 수혜자의 임상 정보와 인체 자원을 수집하고 이식 예후를 분석했다. 이렇게 쌓인 국가 코호트는 실제 진료와 정책 근거로 활용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85개 이식센터가 사업에 참여해 수혜자와 공여자 2만4813 사례의 자료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성과는 2021년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한국형 신장 이식 지표다. 사업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누적된 국내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사 기증자의 신장이 이식 후 얼마나 오랫동안 기능할지 평가하는 점수 ‘K-KDPI’와 대기 환자의 이식 후 예상 생존 점수 ‘K-EPTS’를 개발했다. 이들 한국형 지표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지표를 변형해 적용하고 있었다.

양 교수는 “K-KDPI는 공여자의 나이, 키, 당뇨, 크레아티닌, C형간염 여부 등 5가지 요인을 평가하는데, 미국 지표에는 공여자와 수혜자의 물리적 거리 등도 평가 기준에 포함돼 있어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 특징이 적지 않았다”라며 “한국형 지표는 기증 신장의 상태와 대기자의 특성을 함께 고려하는 배정의 근거가 돼 2021년부터 정식으로 적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장 이외의 장기들에 대한 한국형 지표도 개발 중이다”라고 부연했다.

간 이식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확대할 근거를 마련한 것 역시 사업 성과로 꼽힌다. 연구진은 고령 기증자의 생체 간이식 4035건을 분석해 어떤 요인이 예후를 악화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또한 성인 간이식 4265건과 이 중 B형간염 양성 간 이식 20명(0.5%)을 분석해, 양성 간을 받더라도 음성 간을 받은 환자와 생존 성적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양 교수는 “B형간염 양성인 기증자의 간은 현재 지침상 같은 양성 환자에게만 이식할 수 있고, 실제로 쓰이는 경우도 드물다”라며 “그동안 사용을 망설였던 장기를 얼마나 안전하게 쓸 수 있는지 근거를 만들어 기증 장기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OTRY는 현행 장기 배분 기준이 실제 환자의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이식 장기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확대하기 위한 근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유전체와 AI를 활용해 환자별 위험을 예측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또한 KOTRY를 법인화해 KONOS,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 등 유관 조직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연구 지속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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