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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9일 07:06 서청석


예고된 임기종료인데 지연 반복…공공기관장 공모제 한계 노출 [공공기관 인선 병목 上③]


<上-리더십의 부재>
임추위 2개월 전 구성 의무에도 최종 임명 깜깜이
사전 준비 부족 및 획일적인 방식 등이 인선 지연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





공공기관장의 예고된 임기 종료에도 후임 인선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는 배경엔 사전 준비 부족과 획일적인 제도의 모순 등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형 플럼북' 도입과 임기 연동제 등 대대적인 인선 시스템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다.

9일 본지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등을 토대로 정부 지정 공공기관 342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 기준 기관장 인선이 지연된 곳은 총 42곳(12. 28%)으로 확인됐다.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 없이 기존 기관장이 계속 근무하는 곳이 18곳, 기관장 공석에 따른 직무대행 체제가 24곳이다.

현행 공공기관운영법 시행령 제23조는 임기 만료 2개월 전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임기 종료 전 후보자를 복수 추천하도록 원칙을 정해뒀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기한 연장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후보 추천 이후 최종 임명까지 이어지는 절차의 완료 시점을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아 인선 지연이 일상화된 실정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인선 파행이 빚어졌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고를 냈고, 축산환경관리원은 반복적인 공모 절차를 겪다 후임 인선이 이뤄졌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들은 장관 교체기와 맞물려 공모 착수 자체가 지연됐다. 한전KPS는 내정자를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인선 절차가 아예 중단됐다. 공모제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제도가 겉돌면서, 그로 인한 행정력 낭비와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장 인선 지연이 초래하는 파급력을 우려하며 정부의 철저한 사전 준비를 주문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관의 운명은 기관장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공공기관 역시 신속하게 수장을 임명해야 국민 피해를 막고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임기가 끝난 뒤에야 후임자를 찾으려 하니 인선이 늦어지는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 일할 적합한 인재를 미리 발굴해 신속히 임명하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인선 지연의 근본적 원인이 현행 제도의 구조적 획일성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342개 기관 중 32개 공기업을 제외한 절대 다수가 준정부기관인데, 규모가 작고 노하우가 부족한 기관까지 공기업과 동일한 깐깐한 임명 절차를 적용하다 보니 심각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며 "더욱이 대통령제하에서 국정 철학을 공유해야 할 자리임에도 획일적인 공모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대안으로 기관장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연동하거나 '한국형 플럼북(Plum Book)'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처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정무적 직위를 사전에 명확히 규정하고, 그 외 공직자의 임기는 철저히 보호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정과제 18번으로 추진됐던 이 제도가 입법화되어야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억지 공모와 인사 혼란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운영위원회 정책연구용역을 수행한 법무법인 공도 연구진 역시 보고서를 통해 실질적인 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연구진은 "대통령제에서 정치적 임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무늬만 공모제로 운영되는 현행 공운법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며 "한국형 플럼북을 도입해 정치적 임명 직위와 순수 공모 직위를 명확히 분리하고, 외부 독립 전문기관의 객관적인 역량 평가를 거치도록 제도화해야 공공기관 인사의 투명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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