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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메디포럼]빌게이츠 글 (치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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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천후 |
작성일 : 2025-06-20 07:42:29 |
조회수 :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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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없이 보내는 아버지의 날은 결코 쉬워지지 않습니다. 평소에도 아버지를 항상 생각하지만, 이 시기에는 유독 더 자주 떠오르곤 합니다.
아버지는 모든 면에서 거인이셨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아버지가 게이츠 재단의 가치를 형성하셨고, 우리가 이룬 모든 성과는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아버지의 비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5년 전 알츠하이머병으로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빛나고 사랑 많던 아버지가 점차 쇠약해지고 사라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저는 비슷한 경험을 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만 7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 중 약 9명 중 1명꼴입니다. 기대 수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이 숫자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우리는 알츠하이머병과 그와 관련된 다른 치매와의 싸움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인디애나를 방문하면서 낙관할 만한 이유들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인디애나 대학교 의과대학 팀을 만났는데, 그곳에는 최첨단 신경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놀라운 센터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바이오마커 실험실을 둘러보는 아주 멋진 투어도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곧 진단에 사용될 자동화 기계의 내부도 살펴볼 수 있었고요. 도전이 많은 분야이지만, 지금은 매우 흥미로운 시기입니다.
그 방문 중에, 저는 알츠하이머 연구개발(R&D)에서 최근 있었던 큰 돌파구에 대해 더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혈액 기반 진단 테스트입니다. 여러 회사들이 각각 다른 접근법을 개발하고 있지만, 대체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검사는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s)의 비율을 탐지합니다. 저는 이 테스트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FDA가 55세 이상 환자들을 위한 첫 번째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진단 테스트를 승인하는 중대한 이정표가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알츠하이머 의심 환자의 진단을 확정하려면 PET 스캔이나 척수액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검사는 명백한 인지 저하 증상이 있을 때에나 시행되곤 했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알츠하이머병이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간단하고 정확하며 실행이 쉬운 혈액 검사는 언젠가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가능하게 만들어, 환자가 인지 저하를 경험하기 훨씬 이전에 조기 발견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이 새로운 진단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진단을 받아서 뭐하죠?”
그건 아주 타당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곧 그런 질문은 무의미해질 것입니다. 현재 FDA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두 개의 약물을 승인했고, 이 두 약물은 질병의 진행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효과를 입증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기대하는 것은 이 약물이 조기 진단과 함께 사용될 때의 가능성입니다. 제가 인디애나에서 느낀 가장 큰 통찰은, 이 약물들이 질병 초기 단계에 투여되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재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이 약물들이 무증상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얼마나 혁신적인 효과를 내는지를 증명하려는 것입니다. 2026년에는 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 약물들이 인지 저하 증상이 이미 나타난 환자들에게 계속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저는 현재 치료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려는 연구자들의 노력에도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임상시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간단한 진단법이 없어 적절한 임상 참여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참가자 모집에만 3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지요. 저의 바람은, 이번에 개발된 혈액 검사가 이런 모집 기간을 1년 미만으로 줄여주는 것입니다.
이 모든 진전은 알츠하이머 연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주요 돌파구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알츠하이머 간의 연결 고리를 발견한 것도 정부 지원 덕분이었죠. 이것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의료 연구개발은, 상업적 가치는 아직 없지만 기초 과학을 탐색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정부 자금에 의존합니다.
지금은 치매에 맞서 반전을 이룰 수 있는 기로에 선 시점입니다. 이런 때에 연구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최근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기타 정부 기관에 대한 예산 삭감이 있었는데, 이것은 현재의 발전을 완전히 멈추게 할 위험이 있습니다. 어떤 개인이나 민간 단체도 그 공백을 메울 수 없습니다.
지금은 연구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할 때입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연구자들이 알츠하이머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구 덕분에 그들은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알츠하이머를 정복하려는 여정은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얻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흐름에 기여하기 위해 여러 파트너들과 함께 Alzheimer’s Disease Data Initiative와 Global Research and Imaging Platform을 설립했습니다. 또한 **ADDF의 진단 가속기(Diagnostics Accelerator)**와 Part the Cloud 같은 조직을 후원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모든 노력은 연구자들과 데이터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공유하고, 알고리즘과 도구를 개발하는 과정을 간소화시키고 있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질병의 병리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더 나은 진단법을 개발하는 것이죠.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우리가 알츠하이머에 대해 배운 지식은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제가 아버지를 떠나보냈을 때, 알츠하이머 진단은 곧 사형선고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그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세상에는 여러 도전이 존재하지만,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발전을 생각할 때, 저는 희망으로 가득 찹니다. 이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이 끔찍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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